지역 예술인 일부가 존폐 위기에 놓인 (사)호남오페라단의 전북 도립 전환을 요구했으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15일 호남오페라단 사무실에서 열린 ‘(사)호남오페라단 존립을 위한 전북지역 문화예술인 기자회견’에서는 호남오페라단 관계자들과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 20여명이 호남오페라단의 전북도립 전환을 주장하는 건의문을 발표했다.

건의문 ‘호남오페라단을 전라북도 도립으로 전환해줄 것을 건의합니다!’에 따르면 “대한민국과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민간 오페라단이 창단 30년 만에 재정 위기로 문 닫을 처지에 놓였다. 이에 호남오페라단을 사랑하는 전국 문화예술인들은 오페라단을 도립으로 운영해줄 것을 전북도에 건의하는 바다”고 말했다.

호남오페라단 조장남 단장은 “1년에 인건비와 운영비 2천만 원을 지원하는 이사장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나고 차기 이사장은 영입하지 못했다. 후원회장 또한 재정 부담으로 거절당하고 있다. 올해 도 지원금도 받지 못해 3월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도나 시에서 운영하거나 재단법인화했음 한다. 사무국장, 예술감독, 기획실장 3명 인건비와 공연경비가 필요하며 상임단원은 따로 없고 공연마다 오디션으로 뽑는다”고 설명했다. 도내 예술인 대다수는 지역 대표 오페라단이 어려움에 처한 건 안타깝지만 호남오페라단의 도립전환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내 민간예술단체가 셀 수 없고 오페라 단체만도 여럿인 상황에서 호남오페라단만 도립으로 만들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명백한 이유와 여론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문화예술인은 “도 민간예술단체 중 어렵지 않은 곳이 있나. 그렇다고 모두 지자체 산하로 돌릴 순 없다. 오페라 단체만도 5,6곳인데 호남오페라단이 가장 오래됐고 성과가 많다고 해서 홀로 도립이 되는 건 비약이다”고 했다.

이어 “전북도립국악원이 왜 생겼나. 국악 수도로서 국악인들 키우고 제대로 된 공연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서다. 도민과 예술인들 대부분이 수긍하고 철저한 조사와 분석이 뒤따른 다음 도립이 되도 되는 건데, 그런 과정 없이 도에 곧바로 건의한 게 아쉽다”고 설명했다.

한 오페라 관계자는 “1999년 결성됐던 도립오페라가 2000년 폐쇄된 것과 관련, 오페라계 차원의 반성과 문제점 분석도 이뤄지지 않아 협력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 단독으로 나서는 건 무리”리며 “도내 오페라 단체 모두 참여해 전북오페라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 다음 도립을 논의하는 게 순서 아닐까”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호남오페라단 이은희 부단장은 “왜 호남만 하냐는 의문을 이해한다. 그러나 가장 큰 곳이 잘 되면 군소 오페라단들을 아우를 수 있고 결국 전북 오페라는 탄탄대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올해 도 지원금이 없는 건 공정한 심사 결과고 한 사업의 경우 호남 측이 신청하지 않았다. 도립 전환 자체가 그렇지만 이전 도립오페라단을 지키지 못한 전력이 있어 더욱 쉽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도울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전주시립예술단을 운영하고 있고 해결할 부분들이 있어 또 다른 예술단을 포함하기는 벅차다”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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