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오랫동안 베스트 셀러 목록을 장식했던 자기계발서 ‘시크릿’은 미국에서도 대히트를 한 책이다. 성공의 비밀을 가르쳐 준다는 책의 카피처럼 여러 가지 다양한 비결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체로 이런 식이다. ‘당신도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되고, 하고, 얻을 수 있다.’, ‘인간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원하는 대상을 집중해 생각하고 그 대상이 어떠해야 하는 지 아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주에서 가장 커다란 법칙인 끌어당김의 법칙이 발동된다. 당신은 자신이 가장 많이 되고 싶어 하는 존재가 되고 당신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을 끌어당긴다.’
  이른바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비슷한 것끼리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원하는 대상을 생각하고 그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라는 주장은 자기계발서라면 어디서나 강조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서 자기계발서가 붐을 이룬 것은 대략 1997년 외환위기 이후라고들 한다. 그전에도 자기계발 논의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환경이 격변하면서 그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이다. 과거 성실과 노력만으로는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기가 버거운 상황에서 비롯됐다.
  시크릿에서 본 것처럼 자기계발서는 자기 능력 또는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강조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 능력의 80-90%를 활용 못한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다. 물론 계발의 주체는 타인이 아니라 자기이며 대체로 정신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N포 세대가 문제가 되는 현 시점에서도 자기계발서의 인기는 여전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대학과 대학원생들의 도서 구입 패턴이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교보문고가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베스트 셀러 순위를 분석한 결과 10년 전 목록에는 자기계발서가 3권에 토익문제집이 3권이 포함돼 있었던 반면 작년 목록에서는 자기 계발서 1권만 간신히 턱걸이를 했다. 최근 트렌드는 노력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 대신 ‘미움 받을 용기’, ‘자존감 수업’ 등 내면을 다스리는 대처법이 더 유행이라는 것이다. 취업도 안 되는데 자기계발서는 읽어서 무엇에 쓰겠느냐는 인식이 팽배하다.
  물론 책을 읽는 행위는 어디까지나 독서이지 그 자체로 계발 행위는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관련 책을 읽은 사람은 다 성공해야 하는 데 현실은 영 다르다. 진정한 자기계발은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배우고 또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젊은이들은 이런 패기 대신 위로를 원하는 것 같다. 그 경향이 바로 책의 선택에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 젊은이들의 처지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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