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지 전주시의회의장

겨울의 끝자락에서 제법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추운들 이미 오고 있는 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계속되고 있는 정치혼란과 경제변화, 사회갈등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내일의 희망이 씨앗을 뿌리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의 뜨거운 열정을 들여다보노라면 봄이 그저 봄이 아니라 희망의 봄으로만 느껴진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고, 설혹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 새로운 내일을 위한 디딤돌로 삼는 것은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의 부침 속에서도 꾸준히 이어온 남다른 근면함이고, 자부심이다.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에는“세 사람이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그중 착한 사람은 이를 좇고, 그중 착하지 못한 사람은 이를 고친다(三人行必有我師擇其善者而從之其不善者而改之 ).” 라는 공자의 말씀이 있다. 이는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서“착한 것을 보면 같기를 생각하고 착하지 못한 것을 보면, 안으로 스스로 살핀다(見賢思齋焉見不賢而內自省也)”고 한 말의 바탕이 되는 말이다. 즉, 남의 착한 행실은 따를 만하고, 남의 악한 행실은 보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지난겨울을 보내며 믿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의 치부를 들여다보았고, 신성한 민주주의의 수장으로서 존경받던 대통령의 권위가 끝도 없이 추락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정부가 국민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사사로운 국정농단이 일상화되었으며, 정계와 재계의 그릇된 결탁과 뇌물수수 등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이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많은 국민들이 실망과 분노를 넘어서 절망과 우울감에 빠지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오늘이 저평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제경제순위 11위로 선진문화도시이자 한류의 중심으로 거듭나며 세계적인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그 넓은 광화문 광장을 백만, 이백만의 촛불로 가득 채우면서도 작은 소요도 어떤 폭력사태도 일어나지 않은 선진민주국가다.

아마도 지금의 정치혼란과 과오는 우리 역사 속에 오래도록 회자되고 또 사회전반에 걸친 의심과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성장하리라는 점이다. 뼈아픈 교훈일수록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하질 않던가.

다만 우려되는 것은, 마음의 벽과 편견으로서 부정적인 우울감에 갇힐까하는 점이다. 희망을 찾기 어려운 시대이기는 하다. 서민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삶은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다. 대입, 취업, 결혼, 주택가격 상승 등 냉혹한 현실 속에 작은 희망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기도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희망의 파랑새는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자신 안에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는 관문 또한 우리가 찾아내고 스스로 열어야만 할 것이다.

세 사람이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우리가 존경하거나 비난하거나, 또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과 일들 속에 우리는 하루 하루 배우고 있다. 대한민국도 그렇게 배우고 성장하며 조금씩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에 다가갈 것을 믿는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새봄을 기다리며, 우리 사회의 따뜻한 화합과 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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