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하 보존회) 이사들의 전면 퇴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문화예술계의 목소리를 외면한 지루한 다툼과 관련, 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퇴의사를 밝힌 보존회 이사 9명이 주축인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16일 여명카메라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추진위원은 그만둔다는 뜻을 전한 정명숙 최승희 김영자 조소녀 김명신 최동철 나재순 왕기석 조용안을 비롯해 김정민(이사) 김일구(회원)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대사습 심사비리, 정관에 없는 직책 선출, 최승희 선생에 대한 막말과 최승희 모보경 모녀의 송재영 모욕죄 고소…대사습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성준숙 전 이사장과 송재영 이사는 빠른 시간 내 잘못을 깨닫고 불법적인 지위를 내려놔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동철 이사는 정상화 방안에 대해 “현 이사장 권한대행이 물러나고 정관에 맞게 잔여임기를 소화할 이사장을 뽑는 것”이라며 “그렇게만 한다면 뜻을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은 “적법한 지 아닌지는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다. 이사장 권한대행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데 왜 그러는 건가. 다들 동의해서 뽑아놓고 이제 와 아니라 하면 무효가 되느냐. 매번 이런 식이면 질서가 깨진다. 진실을 밝히고 정도를 세우겠다”면서 “하지 않길 바랐지만 고소(모욕죄)한 이상 모보경에게 업무방해죄를 물을 수밖에 없다”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정상화 방안은커녕 입장차만 재확인하고, 사퇴의사를 표했을 뿐 그만둘 생각이 없는 기자회견을 지켜본 문화예술인들은 개최의미를 되묻고 있다. 방향제시가 시급한데 이전투구만 반복하는 양측의 잇따른 행위에 실망감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사장 권한대행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온다 한들 추진위 나재순 이사는 “기각되면 대법원까지 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만큼 빠른 해결은 불가능해 보인다. 장기화될 수록 보존회는 물론 대사습, 국악계까지 퇴보할 거란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보존회 이사들이 모두 물러나고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요청이 커지는 건 이 때문.

복수의 국악인들은 “스승으로 모시는 국악계 어른들이 대립만 하니 우리로선 실망스럽다. 기득권 싸움이든,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든 이젠 중요치 않고 개선의 여지도 없는바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첫 번째가 보존회 이사들을 전부 바꾸는 것”이라며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전주시도 더 이상 끌려 다니거나 지켜보지만 말고 강력하게 밀어 붙여야 한다. 자율성 존중도 중요하지만 난장판을 방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이사영입 시 기존 문제점도 해결하자고 했다. 특정 장르와 유파에서 벗어나 실기인, 이론가, 동호인 등 다양하게 아울러야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원은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주요사안을 심의하는 이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과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주대사습놀이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체제의 대회 운영도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올해 대회 개최여부가 불투명하나 그와 별개로 향후 대회는 조직위가 운영하자고 입을 모은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3월 초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된 조직위를 선보이고 사무국까진 아니지만 행정인력이나 기획팀장을 둬 대사습을 직접 이끌겠다. 업무 연장선상에서 보존회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지만 실질적 집행부였던 전과 다르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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