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치유받고 싶다...
-‘지덕권 산림치유원’전액 국비 추진이 마땅하다 -

최재용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때문에 힐링이 부각되고 전국에 산재한 자연휴양림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사람들은 취미활동으로 등산과 함께 산림욕을 즐긴다. 한국갤럽이 주 5일제가 시행된 2004년 이후 10년 동안 3차례에 거쳐‘한국인이 좋아하는 취미·문화’를 조사한 결과,‘등산’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대세를 반영하듯 주말에는 도시인근 뿐 만 아니라 전국의 유명 산림에는 수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산림에서의 활동이 단순히 땀 빼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소극적 활동에 그쳤다면 요즘은 산림휴양 혹은 더 발전하여‘산림치유(forest therapy)’라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산과 계곡뿐 아니라 생활주변의 산림 공간은 휴양림, 수목원, 치유의 숲, 생태숲, 유아숲, 도시숲, 쌈지공원 등 다양한 형태와 테마로 우리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숲은 크든 작든 자연경관과 자연의 소리를 통해 마음을 평화롭고 하게 여유를가져다 준다. 특히 피톤치드·음이온 등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다양한 물질을 통해 편안함, 상쾌함,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많은 연구기관들의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산림은 스트레스 해소, 고혈압 저하, 우울증과 아토피 피부염 개선 등의 치유효과가 있다. 예컨대 피톤치드 향을 흡수하면 심리적 안정과 심폐기능 강화, 살균 작용 등의 효과가 있어, 완주군 상관 편백 숲 같은 경우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듯 어느새 사람들은 단순한 휴양활동을 넘어서 치유의 목적으로 숲을 찾고 있고 그 숫자도 점차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여‘산림치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기반시설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대통령 공약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전라권, 충청권, 경상권 일부를 아우르는 산림치유원 조성을 전북에 추진키로 했다.
 산림청은 진안군 백운면 백운동 계곡 일대를 지덕권 산림치유원이라는 국가사업으로 추진키로 했으며,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검토까지 높은 점수로 무난히 통과하여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부는 예타 결과에도 불구하고 예산반영 단계에서 지덕권 산림치유원 조성과 운영에 대규모 지방비 매칭을 주장하면서 3년째 사업 추진을 미루고 있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논리와 사업추진은 2016년 경북(영주?예천)에 조성된‘백두대간 산림치유원’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백두대간 산림치유원의 경우는 전액 국비(1,480억원)로 조성하였고,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국비를 지원 받아 운영 중이다. 똑같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사업인데 경북은 전액 국비 투자가 가능하고, 사업비도 그 절반(826억원)에 불과한 전북의 지덕권 산림치유원은 왜 안 된다는 것인가?
 최근 특정 지역에 백두대간 산림치유원 외에 산림과 관련된 국가산림교육센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가산양산삼·산약초 홍보교육관, 국립산림약용자원연구소 국립칠곡숲체원 등 국가사업들이 잇따라 추진 중이다. 이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덕권 산림치유원’추진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

 공정하고 형평성을 갖춘 정부의 배분기준이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가통합적 관점에서 균형감각을 갖고 바로잡아야 한다. 예산은 정치적 과정의 결과라는 말도 있지만, 행정을 제대로 하는 정부라면 균형감각을 갖고 재원을 배분해야 마땅하다. 산림을 통한 복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온 국민에게 고르게 미치도록 해야 하며 더욱이 치유가 필요한 지역이라면 우선이라도 해주어야 한다.

 2018년 내년이면 어느새 전라도란 명칭이 탄생한지 천년이 되는 해이다. 편향된 지역적 이데올로기에 묶여 마음 아파했던 우리의 응어리진 가슴도 치유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약속한 전북의 몫, 지덕권 산림치유원의 전액 국비 추진은 그래서 더욱 절실하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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