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나 왕비의 무덤을 가리키는 ‘능’. 조선왕릉은 유교 통치 이념 속 절대 권위를 지녔던 왕과 왕비가 사후에 묻히는 곳이어서 위치 선정부터 건설까지 모든 절차가 국가 예법에 따라, 신중하고 엄격하게 이뤄졌다.

조선왕조 500년의 건축, 조경, 조각, 제도, 의례 등이 녹아있고 오늘날 귀중한 유산으로 꼽히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조선왕릉 대부분은 훼손 없이 온전하게 남아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드물어서 2009년 조선왕릉 40기(북한 소재 2기 제외)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이 4월 9일까지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조선왕릉’ 전주전은 조선왕릉의 제도와 변천을 포착함으로써 당시 역사를 살피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경복궁 소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16년 개최된 동일전시에 조경단, 조경묘 등 조선왕실 본향인 전주의 특성을 더해 선보인다. 전시는 △조선왕릉, 세우다△조선왕릉, 정하다△조선왕릉, 모시다△조선왕릉, 돌보다 기존 4개 주제에 △조선왕실, 시조를 기리다라는 전주만의 주제를 더해 총 5부다.

‘1부 조선왕릉, 세우다’에서는 국장에서 왕릉 건설까지 과정을 아우르고 ‘2부 조선왕릉, 정하다’에서는 왕릉 내외부 구성요소와 제도를 관련 문화재로 소개한다. ‘3부 조선왕릉, 모시다’에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산릉제례, 왕의 행차인 능행 같은 왕릉 관련 의례를 보여준다.

‘4부 조선왕릉, 돌보다’에서는 조선왕릉을 지킨 사람들과 왕릉관리 기록이 수록된 왕릉지를 전시한다. 새로이 추가한 ‘5부 조선왕실, 시조를 기리다’에서는 조선왕릉에 속하진 않지만 왕실 무덤으로 추봉된 능묘에 대해 알아본다. 태조 이성계의 시조 이한의 묘 조경단과 태조의 5대조인 양무장군의 무덤 삼척 준경묘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보물로 지정된 의궤 17점과 다양한 유물로 살필 수 있다. 국가기본예식을 정리한 <국조오례의> 중 상례만을 수정, 증보한 ‘국조상례보편’, 숙종과 제1계비 인현왕후, 제2계비 인원왕후의 능을 그린 산릉도 ‘명릉도’, 정조가 승하하고 처음 묻혔던 곳에서 출토된 ‘정조 구릉지 명기’가 자리한다.

철종비 철인왕후의 능인 예릉 조성과정을 기록한 ‘철인왕후예릉산릉도감의궤’, 정조가 증조부인 숙종 탄신일을 맞아 명릉과 소령원을 참배한 뒤 감회를 기록한 ‘정조가 명릉과 소령원을 참배한 후 지은 글을 새긴 현판’, 조경단과 재실의 모습을 그린 ‘조경단비각재실 도형’ 등도 있다.

특별전 기간에는 두 번에 걸친 특별강연회 ‘조선왕릉과 풍수’(2월 23일), ‘조경단과 조경묘’(3월 2일)가 개최되고 교사 초청 전시설명회(2월 24일)와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주말 전시실 활동 프로그램 ‘조선왕릉 돋보기’가 마련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왕릉의 역사성과 예술성, 우리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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