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한 사단법인이 실시한 해외 어학연수에 참여한 일부 초·중학생들이 인솔교사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피해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달 1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에서 진행된 연수에 참여한 도내 초·중학생 등 28명 중 수십여 명의 학생이 인솔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주로 자신의 의사 표현에 서투른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다거나 인솔 교사의 모자가 구겨졌다는 이유로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은 또래 친구들과 장난을 치던 중 다른 친구를 울게 했다는 이유로 뺨을 7차례 맞기도 했다.

인솔교사는 자신의 모자를 누군가가 구겼다는 의심을 하며 주변에 있는 학생들에게 주먹과 발을 휘두르기까지 했다.

심지어 라면을 먹었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구타를 당해야 했다.

피해 학생 일부는 틱 증상과 같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인솔 교사의 폭행은 학생들이 귀국하면서 드러났다.

필리핀에서는 해당 교사가 지켜보는 앞에서 부모와 통화를 해야 했기 때문에 두려워 폭행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피해 학부모 A씨는 “믿고 보낸 연수에서 이러한 말도 안 되는 폭행이 일어 날 줄은 몰랐다”면서 “통화하면서 활발했던 아이가 별말 없이 ‘응’,‘아니’라는 대답만 했을 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할 뿐이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밖에 학부모들은 사단법인 측이 아이들의 용돈을 모두 걷어 보관했으나 제대로 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어학연수에 동행한 법인 이사는 골프를 치러 다녔고 수학을 담당한 인솔교사는 수업을 진행하지 않다”고 폭로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법인에 공식 사과와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연수 내내 아이들이 겪었을 고초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며 "법인은 공식으로 사과하고 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 학부모 10여명은 이날 법인을 상대로 전북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법인 측은 훈육차원에서 처벌을 했을 뿐 상습 폭행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단법인 관계자는 "학생들이 규율을 지키지 않자 교사가 꿀밤을 쥐어박았을 뿐이다"며 "훈육 차원에서 가볍게 손찌검을 한 것이지 학부모들의 주장처럼 과한 폭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과 교사가 동고동락하면서 친하게 지냈고 볼을 툭툭 건드렸을 뿐 뺨을 때린적이 없다" 덧붙였다.

법인 측은 경찰에 고소장을 낸 학부모들에 맞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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