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시티 위크 2017’ 주요 프로그램인 전시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전체 예산 8억 원 중 약 4억 5천만 원이 투입된 전시 10여개는 전주가 드러나지 않고 특성 및 내용이 빈약해 핸드메이드시티 전주를 부각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  
전주시와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전주 핸드메이드시티 조성 첫 걸음으로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공예품전시관,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핸드메이드시티 위크 2017:전주손길’을 열고 있다. 
관련업체 200여 곳과 무형문화재 45명 등 기존 인력이 풍부하고 수제 가치가 높아진 만큼 전주를 핸드메이드시티로 만들겠다는 좋은 취지다. 그 근거를 제시하고 이해와 흥미를 높여야 할 핵심 프로그램 ‘전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수만 많을 뿐 개성과 깊이가 없고 무엇보다 전주가 안 보여 핸드메이드시티로서의 전주를 입증하지 못해서다. 주제전 3개 중 ‘핸드메이드시티, 도시와 삶’과 ‘수제정신’은 전시장 글귀를 읽지 않는 이상 동일하게 국내외 작업을 선보인 두 곳을 구분하기 힘들고, 뭘 말하려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동네손’이 그나마 차별화되지만 지역 공방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을 고려했을 때 너무 초라했다. 30여개 공방의 수달 수제품과 대표작을 소개했으나 소수의 결과물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공방 스토리를 포함해 제공하겠다던 다양한 정보는 작품 앞 짤막한 설명으로 대신한다. 아트샵과 다를 바 없는 기획과 규모는 주제전 중 주제전이라는 타이틀을 무색케 한다고 주장했다. 동네손의 일환인 태조로 가로수 옷 입히기와 시민공모 영상도 내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테마전의 색깔이 뚜렷했으나 완판본과 온브랜드는 기존 브랜드였기에 가능했을 뿐이며 ‘월드 페이퍼’는 주제와 동떨어졌음에도 부피가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중과의 소통을 고려했다 한들 전주공예품전시관과 한지산업지원센터 두 곳에서 개최하고 작품 수도 여느 전시에 비해 많은 걸 두고 하는 얘기다.
전시 대부분에서 전주만의 핸드메이드를 발견하기 어려운 건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동네손, 완판본, 온브랜드에서 엿보이긴 하나 두드러지지 못했고 그 외 전시에서는 국내외 장인 및 업체들이 함께해,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장이 없다시피했다. 
위크 행사의 팔할인 전시가 ‘왜 핸드메이드인가’ ‘핸드메이드시티는 전주’라는 명제를 설명하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투입된 지원금은 전체 8억 원의 절반을 웃도는 4억 5천만 원 가량. 웬만한 축제 예산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 원인으로는 사전준비 부족을 꼽고 있다. 한지, 음식처럼 전주의 브랜드로 만들 생각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철저히 조사 및 연구해야 하지만, 지난해 11월 중순에야 업무를 대행할 외부업체를 선정했다. 단 3개월 준비해 성과를 내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한 문화예술관계자는 “한 행사라면 일관성과 변별력을 동시에 지녀야 하나 어떤 건 너무 비슷하고 어떤 건 너무 튀어 중구난방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헌데 알맹이도 없다. 이렇게 많이 할 필요 없이 전주가 왜 핸드메이드시티인지 전주 장인들의 작품으로 증명하면 될 일”이라며 “지역특화 프로젝트를 석 달 만에 마련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시범사업이란 명패에 안주한 거 같다”고 꼬집었다. 
용역업체인 써드오 관계자는 “동네손은 함께하는 과정에 무게를 둬서 결과물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또 다른 주제전에서는 핸드메이드시티를 준비하는 과정이니 다른 곳은 어떻게 시행하나 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연구가 많이 이뤄져야 하지만 쉽지 않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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