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총회일까. 자기합리화의 장일까.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하 보존회)가 25일 백송회관 3층에서 연 ‘제43차 정기총회’에서는 성준숙 전 이사장과 송재영 현 이사장 권한대행의 자기합리화가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2015년 전주대사습놀이(이하 대사습) 심사비리 관련해 책임지고 물러난 성 전 이사장은 ‘고별사’라는 명분으로 회원들 앞에 섰다. “나올지 말지 고민했다”며 운을 뗀 그는 “보존회 이사와 회원이 금품수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성 전 이사장은 “하지만 나는 죄가 없어 물러날 수 없었다. 그랬더니 전주시와 전북도가 예산을 안 준다더라. 버티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이사들 모두 송 이사장 권한대행이 뽑힌 데 합의해놓고 얼마 후 소송(이사장 권한대행 직무정지 가처분)을 걸었다. 내 말은 거짓이 없다. 회원들이 잘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한 뒤 회의장을 떠나 1층에 머물렀다.

송 이사장 권한대행은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정상화 추진위원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호소문 관련 반박문을 회의장 입구 배치했고 기타토의 순서가 되자 거론했다. 권한대행 체제를 반대하는 이사들도 당시 표결에 참여했고 최승희 선생에게 욕은 물론 심한 말조차 한 적이 없으며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게 골갱이다. 이는 5분여 넘게 다른 회원들의 “개인적인 푸념은 그만두라”는 만류를 거스르며 지속됐다.

그렇게 새해 첫 정기총회는 전‧현 수장들의 변명으로 마무리됐다. 보존회 내부갈등이 최고조고 대사습 개최, 지차제 예산 및 대통령상 확보가 불투명한 전례 없는 위기. 합의점이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는커녕 자신의 결백만을 주장했다.

또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던 전‧현직 지도자들은 ‘현 체제는 정당하다’는 입장을 같이해 의문을 자아냈다. 도의적이든 뭐든 내부문제로 물러난 전 이사장이 뭐가 그리 떳떳하고 할 말이 많냐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사장 권한대행에게 힘을 실어준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전 이사장과 유파가 같아 일을 도와줬을 뿐 그의 오른팔은 아니며 향후 보존회 업무에도 그를 개입시키지 않을 것”이라던 송 이사장 권한대행은 자신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고 회원들의 반감을 키울 수 있음에도, 전 이사장을 정기총회에 불렀다. 왜일까.

권력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밀어주고 끌어주는 ‘쌍끌이’라는 추론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현재로선 그들이 계속해서 주장한 대로 ‘법의 판결을 기다리면’ 된다. 단 그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믿어 달라 주장하는 걸 멈추고 누군가는 자숙으로, 누군가는 화합과 정상화 방안 마련으로 맡은 바를 다해야 할 것이다./이수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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