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미 실내 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최다빈은 한국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연아키즈' 최다빈(17·수리고)이 개인 최고점 행진을 펼치면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8.40점에 예술점수(PCS) 57.84점을 합쳐 126.24점을 받았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61.30점을 얻은 최다빈은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187.54점으로 중국의 리쯔쥔(175.60점)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최다빈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120.79점)을 5.45점이나 끌어올린 신기록이다.

더불어 총점 역시 기존 최고점(182.41점)을 5.13점이나 끌어올린 개인 최고점이다.

동메달은 카자흐스탄의 엘리자베트 투르신바예바(175.04점)에게 돌아갔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최다빈에 이어 2위에 올랐던 홍고 리카(일본·161.37점)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가 무너지면서 4위로 밀려났다.

최다빈과 함께 출전한 김나현(과천고)은 발목 부상의 여파로 총점 108.77점에 그치면서 13위로 밀렸다.

한국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최다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강원 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양태화-이천군 조가 동메달을 차지하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여자 싱글에서 곽민정이 동메달을 추가한 게 기존 최고 성적이었지만 최다빈이 우승하면서 역대 첫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피겨퀸' 김연아는 2007년 창춘 대회를 앞두고 부상 때문에 불참했고, 2011년 대회는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우승 이후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동계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않아 메달이 없다.

점프의 안정성(consistency)이 뛰어나 '컨시퀸'이라는 별명을 얻은 최다빈의 장점이 제대로 드러난 '클린 연기'였다.

24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로 은반에 오른 최다빈은 영화 닥터지바고를 배경음악으로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30점)를 완벽하게 뛰어서 1.12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에서도 1.12점의 가산점을 받은 최다빈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7.60)에서도 0.98점의 가산점을 획득,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플라잉 카멜스핀(레벨4)과 스텝 시퀀스(레벨3)를 마친 최다빈은 공포의 '4연속 점프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루프로 시동을 건 최다빈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가산점을 듬뿍 받으며 박수를 받았다.

최다빈은 트리플 살코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지만 이어진 더블 악셀에서 다시 0.30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에 이어 코레오그래픽 시퀀스(레벨1)를 마친 최다빈은 레이백 스핀(레벨4)을 끝으로 '금빛 연기'를 마무리했다.

연기를 끝낸 최다빈은 우승을 확신한 듯 환하게 웃으면서 관중의 큰 박수에 인사로 답례했다.

최다빈에 앞서 연기를 펼친 '우승경쟁자' 홍고는 3차례나 점프 실수를 범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노메달'에 그쳤다.

일본이 역대 아시안게임 여자 싱글에서 메달을 건지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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