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개최된 ‘전주 핸드메이드시티 위크 2017-전주손길(이하 위크)’은 부실한 내용으로 ‘전주손길’을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관리감독 소홀과 짧은 준비기간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8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계속되는 ‘위크’는 전주시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에 걸쳐 5대 12개 사업을 추진하는 ‘전주 핸드메이드시티 특화’의 첫 걸음이다. 전주가 핸드메이드시티임을 선포하는 자리였으나 가장 중요한 전주만의 특색 즉 전주손길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전시, 캠프, 포럼, 체험, 마켓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부실해 지방색까지 가닿지 못한 것. 핵심프로그램으로 전체 8억 원 중 4억 5천만 원이 투입된 전시 10여개의 경우 깊이와 특색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 공방의 현재를 보여주겠다던 ‘동네손’은 30여 곳의 작품을 비좁은 공간에서 특별한 주제의식 없이 나열해 전시보다는 아트숍에 가까웠다. ‘전주메이드:온브랜드와 전주장인’과 ‘서포중흥’은 온브랜드와 완판본 및 전주출판문화를 다룬 이전 전시들과 다를 바 없었다.

‘핸드메이드시티 스팟 위성전시’는 전주 곳곳 핸드메이드 제작자들과의 만남을 연계한다는 취지였지만 경로 설명이 부족해 혼란을 야기했다. 반면 ‘월드페이퍼’는 두 곳에서 가장 크게 조명됐다. 전주 한지의 가치 회복보다는 세계 종이 소개에 초점을 맞춰 전주 핸드메이드와의 연관성을 되묻게 했다. 전시제목이나 글귀의 경우 불분명하고 어려워 와 닿지 않는다고 했다.

때문에 지역 관련 무형문화재들과 업체들도 덩달아 돋보이지 못했다. 업체의 경우 200여 곳이고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90여개지만 전시와 마켓에 참여한 이들은 채 절반도 되지 않았다.

‘오프닝 포럼’은 어땠을까. 해외 실무자들의 방문이 불발됨에 따라 발표자를 급조, 추상적이고 깊이가 떨어졌다는 게 지배적이다. 24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진 프리마켓은 큰 인기를 끌었다. 다채롭고 실용적인 수제품들이 제 몫을 해 줬지만 이목을 끌기 쉬운 프리마켓 자체의 장점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사흘 간 프리마켓을 다녀간 이들은 27,520명인 데 반해 일주일간 전주공예품전시관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을 찾은 이들은 6,430명(하루 평균 920여명)인데 대해서는 홍보 부족이 제기됐다. 인지도가 떨어지고 전시가 적은 전당은 그렇다 쳐도, 하루 평균 방문객이 약 3만 명인 한옥마을임을 고려했을 때 920여명은 초라하다는 것. 한옥마을 방문객이 유입되지 못한 것이다. 이렇듯 내실과 홍보가 부족한 근본적 원인은 짧은 준비기간,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관리 감독 소홀이라는 게 중론이다. 주최는 전주시, 주관은 한국전통문화전당 내 핸드메이드팀(2명), 실질적 업무는 외부업체(써드오)와 시범사업단이 맡았는데 외부업체가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주최, 주관처는 방향을 짚고 지역을 반영하는 식이다.

하지만 위크는 전주를 끌어안지 못했고 이는 주최 측인 전주시의 과실이라는 주장이다. 전주시가 주도적으로 나섰고 주관처까지 뒀음에도 외부업체의 계획을 크게 벗어나지 못해서다.

한 문화예술관계자는 “조직위나 주관처에 전권을 맡기는 이전 행사들과 달리 전주시가 주도적이었고 전당은 업체와 지자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 됐다. 그러려면 전주시가 처음부터 끝까지 살폈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닌 거 같다”면서 “핵심인 전주손길과 지역관계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업체의 진행과정을 얼마나 알고 있었고 개입했는지 의문이 든다. 이쯤 되면 직무유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준비기간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10년에 걸친 특화사업을 처음 알리는 자리를 11월 중순부터 단 3개월에 준비했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월드페이퍼가 동네손을 앞서는 듯한 인상을 주는 건 우리로서도 아쉬운 부분이다. 업체선정이 여러 번 유찰되다보니 전주가 보이지 않고 홍보도 아쉬웠으나 시범행사임을 기억해 달라. 또한 시와 전당은 주최, 주관처의 역할을 꾸준히 해왔으며 향후 시 내부에 TF팀을 만들고 5급 상당 외부전문가를 영입, 자체 전문성을 높일 것”이라며 “매년 개최하면서 핸드메이드의 영역을 넓혀갈 거고 대중화 뿐 아니라 산업화, 세계화를 이루겠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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