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8일 전주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뱅갈호랑이 수컷 한 마리가 폐사한데 이어 두 달 만인 지난 6일 또다시 2008년 이곳에서 태어난 뱅갈호랑이 한 마리가 폐사하면서 전주동물원 사육시스템에 철저한 점검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설사, 혈뇨와 함께 먹지도 서지도 못하는 증세를 보여 왔던 이 호랑이 사인은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되는 악성 용혈성 빈혈이었고 앞서 사망한 호랑이는 부검결과 신장기능 상실에 따른 전신대사부전이 원인이었다. 관리가 소홀한데 따른 갑작스런 폐사라기보다 선천성 또는 질병에 기인했단 점에서 동물원관리에 일방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서울지역 동물원등도 매년 6.0%내외의 동물폐사율을 기록하고 있고 타 지역 지방 동물원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주동물원 동물폐사가 최근 들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지난해 10월 중순 급성신부전으로 수컷 기린 한 마리가 26년의 평균수명도 채우지 못하고 16년 만에 폐사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줬었다.  더욱이 같은 해 3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긴꼬리원숭잇과의 ‘맨드릴’이 특이한 병리학적 소견 없이 폐사한지 7개월여 만에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기린마저 볼 수 없게 되면서 철저한 대책마련이 요구됐음에도 또다시 호랑이 두 마리가 연이어 폐사한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분명 심각한 문제다. 고령으로 인한 자연사가 아니라 병사 아니면 원인불명으로 분류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잘못된 관리 시스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기에 더욱 그렇다. 일정비율의 동물폐사를 당연시 하며 폐사율을 낮추기 위한 예방대책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전주동물원에서 사육중인 동물이 103종 610여 마리에 달하고 있는데 반해 수의사는 단 3명, 사육사는 11명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건강검진시스템 가동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그간 강조했던 조속한 대책마련은 헛구호에 불과했음에 다름 아닌 상황이 지속돼 왔던 것이다. 어린이들이 동물들과 교감하며 마음의 편안을 찾고 어른들 역시 동물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동심을 느껴보는 전주시민, 전북도민의 유일한 휴식처인 동물원이다. 생태동물원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거창한 약속이전에 당장 동물들의 체계적인 질병관리 대책과 사육관리시스템부터 서둘러 손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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