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란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위험 판단, 운전자 주행조작을 최소화하여 안전주행이 가능한 인간친화형 자동차’로 정의

된다. 이는 이동성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운전자를 위한 안전대책, 안전한 교통 환경 조성을 통한 사회적 비용 감소 등의 필요성에 의해 탄

생하였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는 2035년까지 1200만 대 이상, 부분 자율주행 자동차는 180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으

로 예상하면서 시장규모도 2035년까지 770억 달러로 예측하였다.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전체 신차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승용차에 있어서 자율주행은 상당한 진전이 있어 왔다. 미국은 네바다주에서 2011년 자율주행자동차의 실제 도로 시험주행을 최초로 허용한 이

후, 2017년부터는 캘리포니아 등 9개주를 지정하여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많은 회사에서 기반기술의 개발과 실증 시험에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구글로 대표되는 IT업계의 참여가 활발하다. 우리나라의 대표 IT기업인 네이버도 얼마 전 자율주행차 개발 투자계획을

발표하였다.

 

상용차의 자율주행은 이름하여 ‘플래투닝(Truck Platooning)’ 이라는 기술로 IT업계가 아닌 전통적인 트럭 제조업체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차량 여러 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선두트럭의 움직임에 따라 뒤에 있는 트럭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동으로 따라가는 시스템으로 군대에

서 소대를 의미하는 플래툰(Platoon)이 어원이다. 선두에서 주행하는 트럭의 핸들링·가속·감속·제동 등 주행상태 정보를 다음 차량에 제공하

면 후방트럭은 운전자가 제어하지 않아도 앞차를 따라 주행하는 방식이다. 기차는 철도레일을 구조적으로 연결된 객차가 달리는 반면, 플래투닝

은 일반도로위를 여러 대의 트럭이 정보통신으로 연결되어 달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류 효율향상과 도로정체 완화, 그리고 공기의 저항을 적

게 받는 후방트럭의 연비 개선의 효과 뿐 아니라 덤으로 운전자의 피로를 줄여주고 사고를 방지하는 효과, 운송의 자유도를 확보할 수 있는 혁

신적인 기술이다.

 

상용차의 플래투닝 기술은 유럽의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실증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6개 트럭회사가 독일, 벨기에 등지에서 출발하여 네덜

란드 항구도시 로테르담까지 600킬로미터에서 2000킬로미터를 넘게 질주하는 ’유럽 트럭 플래투닝 챌린지 2016’ 행사를 개최했다. 플래투닝

기술을 적용한 트럭이 향후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수송망으로 등극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일을 대비한 우리나라의 물류체계에서 보면

그 동안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연결하여 부산에서 나진,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꿈의 실크로드를 구축하겠다

는 생각은 많았다. 그러나 이들 철도는 별도의 노선을 설치해야 하는 어려움과 비용 수반이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필자는 상용차의 플래투닝 기

술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나라의 「드림실크로드」를 구축하는 중요한 획이 될 거란 믿음이다.

플래투닝과 새만금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바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된다. 우선, 플래투닝 실증에 새만금

이란 무궁한 자원을 활용하자. 33킬로미터의 방조제 하부에 잘 정비된 새만금 수변도로, 조성중인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 내부를 잇는 동서 2축

- 남북 2축 도로, 새만금-포항 고속도로는 물류와 연동하면 플래투닝 기술실증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가 된다. 내년에 문을 여는 상용차 주행시

험장과도 연계한다면 따로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설치해야하는 막대한 예산투자를 절감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100년 임대가 가능해진 새만금 산

업단지에 자율주행 특화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이를 새만금스마트시티와 연계하면 실증, 연구, 생산, 활용까지의 시너지 효과와 전략적 요충

지를 조성하자. 무엇보다 전북에는 상용차 완성차 업체와 특장차 업계가 활성화되어 전국 중대형 상용차의 94%를 생산하는 우월한 산업 생태계

를 활용할 수 있다.

아쉽지만 우리나라의 상용차 자율주행(트럭 플래투닝) 기술은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레이더, 라이더와 영상 등의

센서로 주변상황을 인식하는 기술과 부품 단위의 기술역량은 선진국에 비해 격차가 있고, ICT 전문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융합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수용, 협업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정신은 우리 앞에 무한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40년 동안 기업혁신을 연구해 온 미국의 저명한 교수가 밝힌 오랫동안 업계 선두를 지키는 기업의 비밀은 ‘기존 산업 고도화와 미래 산업 도전

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하는 양손잡이 경영’에 있다고 밝혔다. 산업과 기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실천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 전통적인 상용차기술과 물류대혁명을 이룰 수 있는 상용차 자율주행기술 사이의 선택지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하기 보다는 양손잡이형 기술개

발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ICT 융합 인력 양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는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이

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그리고 전북 몫 찾기의 요체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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