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열강의 제국주의는 식민주의 혹은 팽창주의라고도 부른다. 앞선 군사력과 경제력을 무기 삼아 다른 나라를 정벌한 뒤 이를 식민지로 삼는 식이다. 그 식민지는 원료 공급지이자 상품 시장으로서 역할을 한다. 제국주의가 19세기 한참 절정에 치달았던 것은 자본주의의 근본속성인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어쨌든 이 제국주의로 인해 전 세계의 국가 중 무려 80%가 식민지가 됐다고 한다.
  아프리카는 이 제국주의의 전형적 희생자였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너도 나도 식민지 개척에 나서서 1차 대전 직전에는 식민지 분할을 완료했다. 당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독립 국가를 유지한 나라는 에티오피아와 라이베리아 단 두 곳이었다.
  짐바브웨도 식민지의 하나였다. 아프리카 남쪽에 위치한 짐바브웨는 1980년 독립할 때까지 오랜 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다. 원래는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부를 쌓을 여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독립 후에도 빈곤은 이어졌다. 그리하여 지금은 대부분 국민의 하루 평균 소득이 2달러 미만의 최빈국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독재가 도사리고 있다. 무가베는 무려 37년간이나 권좌에 앉아 있다. 형식적인 선거와 임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데다 철권 통치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공개적으로 100세까지는 대통령의 자리에 버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무가베가 경제를 망쳐놓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짐바브웨는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이다. 물가 상승률이 무려 2억%다.
  이런 상황에서 무가베가 최근 호화판 생일파티를 벌여 구설수에 올랐다. 무가베는 얼마 전 무려 29억 원을 들여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과 술, 동상 건립 등 생일 축하 잔치를 열었다. 그는 내외의 따가운 비판에 대해 이 비용이 국민들의 자발적 모금과 기부로 충당됐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무가베는 이전에도 260억 원짜리 호화별장에 1년 여행비용만 200억 원을 펑펑 쓰는 등 호화로운 생활로 눈총을 받고 있다.
  지도자의 덕목 중 맨 위에 있는 것이 청렴과 같은 도덕성이다. 무가베는 자신의 끝없는 사리사욕에 매달려 기아선상에서 헤매는 국민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국민의 4분의 1이 아사직전이라고 하니 참담한 일이다. 무가베는 지도자 덕목의 가장 중요한 것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부패한 권력자의 전형이다. 과연 무가베가 언제까지 권좌에서 버틸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국민들이 이대로 두고만 볼 것인지 답답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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