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사진은 어떤 글이나 말보다 강력하다. 역사를 기록할 뿐 아니라 바꾸기도 하고 민중을 뜨겁게 달구기도 한다. 진실을 담았기 때문이다. 2016년 전북을 넘어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이 한 컷의 진실로 남았다. 날씨와 상황을 막론하고 현장으로 향한 사진기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전북지부(지부장 신상기‧이하 전북사진기자협회)가 17일부터 26일까지 전라북도 교육문화회관 1층 전시실에서 ‘전북보도사진전 2017-중국강소성기자협회 보도사진 교류전’을 연다.

전북사진기자협회 소속 회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촬영한 분야별 보도사진을 소개하는 자리로 올해는 전북과 자매결연한 중국 강소성 사진기자들과 교류를 시작한다. 양국 혹은 양도의 현재를 살피고 이해하는 장으로 키워가기 위함이다.

참여기자는 장태엽 유경석(전라일보), 안봉주 박형민(전북일보), 신상기 김 얼(전북도민일보), 문요한(뉴스1), 백병배(전민일보) 4개 일간지, 1개 통신사 8명의 기자다. 중국강소성 기자협회에서는 19명이 함께한다.

지난해와 올해 초 역사적인 순간이 많았던 만큼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일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 슬픔과 절망을 치유할 희망적인 장면도 잊지 않는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집회로 간 도민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 위기, 옥시불매운동, 살인사건 재심 무죄판결, 전북현대 10년만의 ACL우승, AI‧구제역 비상 등.

장태엽 전라일보 부장은 새만금 신시배수갑문 너머 2022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예정부지 위 떠오른 태양을 조명했다. 새만금이 세계 청소년들을 보듬길 바라는 전북도민의 마음은 태양처럼 뜨겁고 환하다.

유경석 전라일보 기자는 작년 10월 ‘제5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차지한 전주기접놀이의 한 대목을 7월 포착했다. 수상을 예견이라도 한 듯 석 달 전 촬영한 사진에는 전주 고유 전통놀이의 신명과 예술성이 고스란하다.

박형민 전북일보 기자는 빗속 촛불이 꺼질까 몸을 낮추고 손을 가림막 삼은 한 소녀를 바라봤다. 촛불을 들고 나설 수밖에 없었던, 촛불처럼 밝고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린 소녀는 이미 알고 있는 거 같다.

김 얼 전북도민일보 차장은 국민연금공단 압수수색이 실시된 11월, 검찰 관계자들이 자료를 들고 나오는 당시를 목격했다. 무겁고 분주한 분위기는 그의 프레임을 거쳐 선명해진다. 더 무겁고 더 분주하게.

문요한 뉴스1 기자는 가습기살균제 옥시제품 불매선언을 응시했다. 그 폐해와 부작용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길 원하는 이들의 마음은 옥시제품이 인쇄된 현수막을 페인트칠 하는 퍼포먼스와 꼭 맞는다.

중국 강소성 기자들의 보도사진에는 중국의 전통, 항일전쟁, 국경절 여행차량, 불교 봉안의식, 폭우, 추도일 등 다양한 분야와 소재들이 등장한다.

신상기 회장은 “참여한 사진기자들은 깊은 책임감과 소명감을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거고, 사진전은 한국 현대사의 생생한 사료로서 어제와 오늘의 우리를 공감케 하고 내일의 우리를 꿈꾸게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처음으로 갖는 중국 강소성 사진기자들과의 교류도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개막은 17일 오전 11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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