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동결보존 정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이는 희석제가 개발돼 우리 씨닭 보존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닭·오리 등 가금류에 유행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부터 국가적으로 중요한 씨닭 유전자원을 영구 보존하기 위해 '닭 정액 희석제'를 새로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가축유전자원을 영구 보존할 때는 정액 동결 보존 방법을 널리 사용한다.
하지만 닭은 생리 특성상 동결 보존한 뒤 인공수정을 위해 정액을 희석할 때 정자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농진청은 얼었던 닭의 정액을 녹여 사용할 때도 정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방 성분을 없앤 알부민 성분으로 새로운 희석제를 개발했다.
이는 소 동결정액에서 지방 성분을 제거한 경우 생존율이 높았던 점에 착안한 시도였다.
보통 얼린 정액을 녹인 뒤 희석제를 섞어주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때 희석제는 정액 양을 불리는 효과도 있어 보다 많은 개체에 수정할 수 있다.
신선 정액에 기존 희석제를 1/8배율로 묽게 한 다음 적용하면 정자 생존율은 80.9%로 나타난다.
1/32배율로 묽게 할 경우는 53.2%로 생존율이 낮아진다.
하지만 신선 정액에 이번에 개발한 희석제를 1/8배율로 적용하면 95.7%까지, 1/32배율을 적용한 경우에도 84.8%까지 정자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결 정액에 개발한 희석제를 1/8배율로 적용한 결과, 정자 생존율은 34.0%로 기존 희석제(17.6%)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는 백색레그혼, 로드아일랜드, 코니시 등 순종 닭과 전국 가축유전자원 관리기관에서 기탁한 씨닭 등 26계통, 500여점의 동결정액을 보존하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닭 유전자원의 멸실을 막기 위해 닭과 수정란의 분산 보존을 실시하고 있지만, 살아있는 닭은 악성질병 감염으로부터 100% 안전할 수 없고, 수정란은 보존 기간이 최대 1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영구 보존 기술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연성흠 가축유전자원센터장은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닭 정액의 동결 뒤 수정률과 부화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가축유전자원센터는 악성질병의 감염으로부터 국가적으로 중요한 씨닭의 멸실을 막는 노아의 방주 같은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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