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는 일본 도요타가 생산하는 고급 승용차다. 1989년 출시된 이 자동차는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품질 최고의 명품으로 대우를 받는다. 출시 당시 도요타 자동차는 미국에서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주로 값이 저렴하고 실용적인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도요타는 이에 렉서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고급차 시장을 뚫기로 전략을 짰다. 그래서 도요타라는 브랜드는 숨기고 렉서스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내세운 것이다.
  도요타의 전략을 맞아떨어졌다. 값이 합리적이면서도 품질이나 성능 면에서 최고급 브랜드에 결코 뒤지지 않자 판매고는 무섭게 늘었다. 그리하여 오래 지나지 않아 렉서스는 고급 승용차의 대명사가 됐고 이를 가진 사람은 명망이 높고 신분이 귀하다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특정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인적 특성을 빌려온다. 과거 브랜드라면 타 제품과의 구별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지만 현대에는 사회 문화적 상징으로서 역할이 더 커졌다.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이렇다. 제조 기술의 발달로 제품 간 차이가 별로 없어진데다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기능적 소비가 아니라 이미지나 상징을 소비하는 기호적 소비로 바뀐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생각을 읽고 브랜드와 소비자가 교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드는 것이다. 고객이 브랜드 소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우리나라 1등 기업인 삼성전자가 브랜드 개성을 만드는 데 열심이라고 한다. 2년 전 코카콜라 마케팅 책임자인 피오 슝커를 영입한 삼성전자는 이후 ‘한계를 뛰어넘어 의미 있는 혁신을 만들어간다’는 기업 철학을 세우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가 회사 규모만 컸지 기업으로서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브랜드는 제품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제품의 성격과 특징을 전달하고 신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브랜드는 이제 소비자의 친구이자 욕구의 대상이 됐다. 한국 기업들은 이 방면에는 좀 서툰 느낌이다. 현대는 감정을 파는 시대라고들 한다. 따라서 브랜드 개성이야말로 마케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뒤늦은 브랜드 철학 만들기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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