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정신과 지도자를 요구하는 오늘날, 해방 직후 미 군정기에서 직시해야 할 메시지는 뭘까.

전주시립극단이 106회 정기공연으로 ‘고목:시대를 탐한 놀부(작 함세덕‧연출 홍석찬)’를 올린다. <산허구리> <동승> <해연> <태백산맥> 등으로 잘 알려진 극작가 함세덕이 1944년 <국민문학>에 발표한 단막극 <마을은 쾌청>을 개작해 1947년 4월 <문학>에 발표한 3막극.

마을 지주 박거복의 고목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해방 직후 미 군정기에서 벌어지는 계급 갈등 및 지주와 정치 세력의 결탁을 형상화하고 있다.

상임연출자 홍석찬은 새로운 대통령과 정치를 기대하는 현 상황과 판박이처럼 닮았다며 우리 모습을 대입할 수 있는 작품을 택했다. 사실적인 연기와 풍자적인 요소가 결합된 드라마를 동시성 있게 표현해 잔재와 불합리에 대응하는 시민의식이 성장했음을, 어렵게 쌓아놓은 것을 지켜가야 함을 힘주어 말할 계획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장마와 폭우로 마을 가옥이 침수된 어느 날, 오 각하가 마을을 방문하자 마을 사람들은 오 각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렌다. 지주인 박거복도 삼대 째 내려오는 오백 년 된 행자나무를 오 각하에게 바쳐 미군정 아래 지위를 확보코자 한다. 생계밑천과 수해복구로 나무를 달라는 요청을 모두 거절한 채.

출연진은 고조영 국영숙 김영주 백민기 서유정 서형화 소종호 신유철 안대원 안세형 염정숙 이병옥 전춘근 정경림 정준모 최균 홍자연 홍지예다.

공연은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사흘간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평일은 저녁 7시 30분, 주말은 오후 4시다. 063-273-1044./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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