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72회 식목일을 맞는다. 산림청이 예년과 다름없이 대대적인 나무심기 사업을 벌인다. 전국 176곳에서 유실수와 조경수 묘목 81만 그루를 무료로 나눠주며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내 나무 갖기 운동을 편다. 전국 산지 2만2천ha에 5천4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한다.
  1946년 처음으로 4월 5일을 식목일로 제정할 무렵의 우리나라 산지는 도시와 농촌을 가릴 것 없이 주변 산지가 피폐해져 있었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더욱 황폐해졌다. 온 산지가 민둥산이었다. 전 국민이 나무를 연료로 썼을 뿐 아니라 전후복구 자재 조달을 위해 산림을 남벌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산지가 1970년대부터 전후 다섯 차례의 산림기본계획에 의한 산림녹화사업으로 민둥산을 오늘의 푸른 숲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나무심기 사업은 물론 모든 연료를 나무 등 임산물에서 무연탄 등 화석연료로 전환한 게 성공을 뒷받침했다.
  수종도 우선 급한 대로 아카시아 오리나무 이태리포플러 등 속성수종 중심으로 민둥산을 벗어난 뒤 낙엽송과 리기다소나무 등 비교적 장기수종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들 장기수종이 오늘날 울창한 숲으로 전국 산지를 뒤덮고 있다.
  황폐한 산지를 푸른 숲으로 가꾸는데 성공한 산림당국이 산림녹화의 혜택이 국민들에 돌아가게 하기 위해 산림 복지화 정책 시행에 나선다고 한다. 전국에 등산로 1만995km와 트레킹 코스 2천955km를 정비한 데 이어 올해도 1천50km와 270km를 더 조성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산지녹화 성공에 이어 산림 이용률 제고를 통한 산림복지까지 추구하는 단계의 산림당국이 과연 산림자원의 산업화에 어느 정도나 성공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산림당국은 지난해 산림산업 생산액을 42조원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전 국토 면적의 63%가 산지인 우리나라 산림산업 생산액으로서는 영세규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용재림으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리기다소나무와 낙엽송 등을 잣나무 편백나무 등 경제수종으로 전환하고 임업경영의 규모화와 전문화가 절실하다. 경제수종의 대대적 조림을 통한 산림산업의 확대와 육성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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