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광고의 시작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었다. 미국은 주지하다시피 다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여서 애국심이 부족하고 전쟁에 대한 관심이 상

대적으로 낮았다.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익광고를 실시했다. 미국 광고 협의회가 주도한 이 광고 캠페인은 ‘전시에 있어서

가장 위험하고 파괴적인 것은 무관심과 태만’이라는 내용이었다. 미국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이 공익광고는 상당한

효과를 거뒀고 이후 여러 주제로 활발히 전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 한국일보가 처음으로 식량과 가족문제에 대해 전면광고를 내보낸 것이 시초였다. 논설위원과 카피라이터들이 공

공성이 강한 카피를 썼다. 신문사 측은 이 광고에 스폰서를 붙여 내보냈다. 방송광고로는 1981년 12월5일 ‘저축으로 풍요로운 내일을’편이

KBS를 통해 나간 것이 처음이다.
  공익광고는 다른 상품광고와는 달리 공익성을 바탕으로 사회 및 공동체의 건전한 발전을 꾀하자는 목적을 띠고 있다. 광고가 가진 강력한 설

득력을 공공문제에 적용하자는 의도다. 그 적용 범위도 매우 넓어서 헌혈이나 산불방지에서부터 마약 추방, 공해방지, 금연, 출산 장려 등 거의

모든 사회문제가 공익광고의 주제라고 할 것이다.
  예컨대 ‘해충을 막는 농약, 생명을 위협하는 극약으로 돌아옵니다’, ‘버릴 때는 1초도 안 걸리지만 썩는 데는 100년도 더 걸리는 쓰레기가

있습니다’, ‘당신의 자녀를 때리는 대신 열을 세십시오’ 이런 식이다. 그 바탕에는 휴머니즘과 범국민성, 비영리성, 비정치성 등의 특성이

깔려 있다.
  환경부가 자체 제작한 저탄소 생활실천 캠페인이 제 24회 올해의 광고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어려운 것을 하거나, 더 쉬운 것을

하거나’라는 제목의 이 광고 시리즈는 플러그를 뽑아 전기를 절약하는 간단한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더 어려운 일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이 광고가 ‘독창적인 발상과 반전을 통해 생활 속의 온실가스 줄이는 습관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

가했다.
  사실 공익광고도 많이 발전한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광고 발신자가 수용자들에게 특정 메시지를 주입하는 식의 광고였지만 서서히 수용자 중

심으로 변모했다. 국민들의 광고에 대한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와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참신한 크리에이티브가 시대적 요청이라고 할 것이다. 이번 환경부의 공익광고가 수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트렌드를 잘 탔기 때문

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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