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전라감영이 마침내 복원의 첫 삽을 뜨게 된다. 전라감영복원재창조위원회가 건물 복원 실시설계 최종안을 마련하고 설계 승인 등 행정절차와 공사시행 사업자 선정을 마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전라감영 복원공사는 전북도 오랜 숙원의 실현으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라감영은 조선왕조 5백 년 동안 현행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는 지방행정의 중추기관이었고 호남의 심장이었다.
  임진왜란 때는 전라감영의 전라도 군사가 웅치.이치서 일본 침공군을 격퇴하고 대첩을 거둠으로서 전주성 방어에 성공해 조선 8도 중 유일하게 국토를 보전하고 국가를 지켜낸 호국의 성지로 호남인의 자존과 긍지였다.
  그런 전라감영이 일제 강점기 전남과 제주도가 떨어져나간 전라북도만의 전라북도청이 된 뒤 위용을 잃은 채 오늘에 이르렀다.
  전라감영의 복원은 잃어버린 호남의 자존과 긍지의 복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때마침 전라남북도와 광주시 등 호남권 3개 시도가 전라도 정도(定道) 1천년을 맞는 내년에 전라도의 영광과 삶을 기리는 전라도 천년 기념 7개 분야 30개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식은 내년 10월 18일 복원된 전라감영 현장에서 갖게 된다고 한다. 선화당 등 6개 건축물만의 복원으로 비록 잃어버린 옛 전라감영의 위용을 되찾아보기 어렵고 떨어져 나간 전남과 제주도를 되찾아 올 수 없으나 전라감영 복원의 의미는 확대 재생산돼야 할 것 같다.
   전라감영 복원이 단순한 옛 건축물 복원에 그친다면 자칫 생명력 없는 박제(剝製) 기념물이 될 우려가 높다. 대구 원주 등 옛 감영도시의 복원된 감영들이 인적이 드물고 한적해 박제화 돼 있기도 하다. 전라감영 복원도 그를 우려하는 견해가 많다.
  전라감영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 또 하나의 볼거리로 제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는 않다. 그를 위해서는 경기전과 전주향교의 한국수종 노거수 수준의 고색창연(古色蒼然)한 조경이 필수라 믿어진다.
  복원된 전라감영이 박제화 된 기념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전주시민들이 북적대는 삶의 터전 일부로 기능해야 할 것 같다. 생명력을 불어넣는 방안의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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