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애국심이라는 본성이 있다. 비즈니스에서 이를 이용하는 게 바로 애국심 마케팅이다. 소비자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상징물이나 문구들을 사용하거나 외국산 제품을 멀리하고 국산 사용을 장려하는 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애국심 마케팅의 원조라면 1923년 조선물산장려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일본 상품이 우리 시장을 유린하는 상황서 벌어진 경제자립운동이다. 사실 이는 마케팅이라는 용어로 기술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구석이 있다. 민족기업 건설과 육성이라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본래 의미의 애국심 마케팅이 전개된 때는 아무래도 1990년대 이후다. 외국상품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국산을 사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또 온 나라를 충격에 빠트린 외환위기 역시 이런 마케팅 붐에 촉매제가 됐다.
  815 콜라는 대표적 예다. 우리나라 콜라 시장이 코카콜라와 펩시에 의해 거의 점령된 처지에서 콜라독립을 외친 것이다. 카피도 ‘대한민국만의 진정한 콜라’였다. 이 캠페인이 먹혀들어 초기에는 시장 점유율이 14%까지 오르는 등 선전을 했으나 초반 돌풍은 오래가지는 못했다.
  물론 애국심 마케팅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 월마트는 2013년 자사가 취급하는 상품에서 중국산의 비율을 줄이고 대신 미국산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 여러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크게 호응했다.
  페루의 잉카콜라도 애국심 마케팅의 성공 사례다. 잉카콜라는 1936년부터 출시된 유서 깊은 제품으로 잉카 황금문명을 상징하는 색깔을 띠고 있다. 또 제품 질도 좋아서 자국민들의 애정과 충성도가 매우 높다.
  그런데 중국에서 한국과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 이후 반한 마케팅이 유행이라고 한다. 자국민의 애국심을 이용해 한국 제품을 사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 탓에 중국내 현대 기아차 판매가 반토막이 나고 일부 공장은 가동마저 중단했다는 소식이다. 또 폴크스바겐 판매자들은 한국 차를 팔고 자사 차량을 구입하면 260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한국 자동차를 주문했다가 취소하면 특별 선물을 증정한다고 한다.
  중국은 지금 정부가 앞장서고 민간 분야에서도 적극 호응해 거의 광적인 반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쇼비니즘에 다름 아니다. 시장 원리에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라는 기본적인 것 마저 무시당하는 형국이다. 도가 지나친 이런 움직임에 기가 찰 수밖에 없다. 중국이 시장경제를 제대로 하는 데는 앞으로도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