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는 활기찬 목소리가 가득한 곳, 늦은 시간까지 상인들의 정겨운 인심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전통시장의 생생한 모습이다.

전통시장에는 20만개의 점포가 있고 35만명의 상인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만의 문화가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전통시장은 서민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통로로 인생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겨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이제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다. 전통시장의 특유한 장점들이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해 지역 관광산업 및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고유의 멋과 문화가 함축된 소중한 문화관광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전통시장은 청년창업의 새로운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젊은 감각을 반영한 이색 점포들로 이루어진 청년몰은 여러 전통시장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미 많은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리지역 ‘전주남부시장 청년몰’이 대표적인 예로, 20%가량 매출 증가와 시장 내 젊은층 유입 및 전국적인 전통시장 내 청년몰 조성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화제를 잠시 ‘청년창업’으로 돌려보자. 창업의 꿈은 젊은 청춘의 피를 끓게 만든다. 열정과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자립하기 위해 창업에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하지만, 청년들은 자본, 경험, 기술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디어와 의욕만 가지고 창업에 나설 수밖에 없고, 창업은 일종의 모험이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비용과 위험을 최소화 하는 ‘가벼운 창업’으로 출발하길 추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공간이다. 임대료 문제 등으로 일반점포 임대는 쉽지 않고, 창업보육센터나 인큐베이터는 입주 요건이 까다로워 가벼운 창업에 맞지 않고, 지원 공급량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새로운 대안 공간으로 떠오르는 곳, 청년들이 가볍게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 바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전통시장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전통시장은 비교적 소자본으로 창업하기에 실패의 부담 적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비자 대상으로 테스트 마케팅을 실행하고, 성공모델을 찾아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무엇보다 전통시장은 현장감 넘치는 길도우미 역할을 함으로써 시장 감각이 떨어져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전통시장은 청년들에게 시장을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되고, 그 곳에서 창업하는 청년들은 기술보다 시장을 먼저 체험하며 배우는 기회를 갖는다. 자연스럽게 시장논리를 깨닫고 소비자를 이해하면 나중에 어떤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해도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전통시장에서 청년창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전통시장의 인프라도 중요하다.

전북중기청에서는 전통시장의 활성화 및 특성화를 위하여 글로벌명품시장(전주남부시장), 지역선도시장(부안상설시장), 문화관광형시장(고창전통시장), 골목형시장(익산남부시장, 진안시장, 군산명산시장, 임실시장)을 선정했다.

또 전통시장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전통시장주차환경개선사업(삼례시장, 전주모래내, 전주전자상가상점가)을 각각 선정해 2017년 신규사업비로 139억원을 확보하는 등 어느 해보다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전주남부시장의 성공사례처럼 청년 상인들이 전통시장을 창업의 터전으로 만들고, 생활 속에 가까워 질 수 있도록 전북중기청이 지원 해 나간다면 극심한 청년 취업난 해소와 서민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혹독한 취업 빙하기 속에서도 열정과 희망을 가진 청년 장사꾼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멀리 있지 않다. 더욱이 그 무대가 서민경제의 뿌리인 전통시장이라면, 창업 성공의 의미가 더욱 뜻 깊을 것이다. 전통시장은 열정을 가진 청년 상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