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 한국어를 잘해야 베트남에서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어요”
새 학기를 맞은 도내 대학가에 베트남을 국적으로 한 어학연수생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으로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이 최근 베트남으로의 이전을 다수 결정하면서 해당 기업 취업 시 한국어 이해와 구사 등이 강한 스펙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내 대학들 입장에서도 어학연수를 포함한 베트남 유학생 증가는 신입생 부족사태 등으로 발생한 행·재정적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좋은 카드로 보고, 더 많은 학생유치를 위해 정성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전주대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명 안팎에 불과했던 베트남 출신 어학연수 학생은 최근 6~7개월 사이 120여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현지 이전이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가을학기 이후 입국한 학생들이 많은데, 전주대도 지난해 9월 30여명, 12월 60여명, 지난달 30여명 등이 본격적인 어학연수를 시작했다.
원광대의 경우, 현재 800여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어학연수 과정을 밟고 있으며, 전북대도 150여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어 공부에 열을 쏟고 있다.
도내에 입국한 베트남 학생들은 90% 이상이 어학연수생 신분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각 대학마다 한국어 연수과정을 거쳐 토픽(한국어능력 시험) 3급 이상을 취득해 대학 정규 과정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 주변에는 중국 등에서 옮겨 간 한국기업이 4000~5000개로 추정되고 있는데, 임금이 베트남 평균보다 2~3배 높은 이들 업체들은 소통을 위해 한국어 이해, 구사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베트남 학생들은 연간 2000~3000만원의 고비용을 들여가면서 앞 다퉈 한국행을 선택하고 있고, 서울 등 대도시 보다는 한국의 정서를 보다 많이 접할 수 있는 전북과 같은 지방으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주대 등 도내 대학들은 신입생 부족 등의 위기 돌파를 위해 베트남을 주목하고, 현장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학생유치에 열을 올리는 한편, 일부대학에서는 학부모까지 초청해 캠퍼스 투어를 시켜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급증한 베트남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선배학생들이 통역도우미로 나서는가 하면, 국제결혼으로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여성들이 문화에 대한 강의와 현지 적응 요령도 알릴 예정이다.
고선우 전주대 국제교류원장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은 감소세에 있는 중국 유학생 빈자리를 채우는 대체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어 읽기, 쓰기는 물론 전공지식을 가르치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도록 취업까지 연계해주는 애프터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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