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도당이 야권 지지층의 민심을 대변해온 전북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를 위한 양측의 사활건 백병전이 시작됐다.

16일 국민의당과 민주당 도당은 대선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7일부터 아침부터 본격적인 유세전을 펼치며 정치적 자존심을 건 전북공략에 나선다.

특히 양당은 지난 총선에 이어 제2차 대전인 대선에서 이겨 내년 지방선거 승리의 교두보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당은 총선처럼 대선에서도 이겨 전북의 주도권을 계속 잡아야 하고, 민주당은 총선의 패배를 딛고 대선에서 이겨 자존심을 되찾겠다며 벼르고 있다.

호남은 역대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양당은 야권 지지층이 몰린 전북이 최전선으로 형성됐다고 판단해 전북도당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민의당은 17일 안철수 후보가 전북대삼성문화회관에서 출정식에 참석, 전북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추미애 대표 대신 문재인 후보의 전북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또 자유한국당은 17일 호남제일문에서 출정식을 같고 18일엔 전북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바른정당은 지난주 전북공약을 발표했다.

 

△양당 도당 백병전=국민의당과 민주당 도당은 대선전에서 전북이 최전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맞붙어 국민의당 완승으로 전북맹주 자리에 올랐고, 민주당은 1년여 동안 와신상담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번 대선은 국민의당 입장에선 야권맹주자리를 지켜야 하고, 민주당은 재탈환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이 먼저 국민의당을 때리면 국민의당이 재반격하는 형국이다. 양당은 이미 4·12보궐선거 기간 치열한 설전을 펼친바 있다.

김춘진 민주당도당위원장은 지난 7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인 안철수와 박지원 대표는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려한다”며 배신자로 낙인했다. 그는 “촛불세력에 저항하고 정권을 연장하려는 세력이 문재인 후보를 흠집 내고 있다”며 “어느 후보가 촛불민심을 거역하는 후보인지 준엄하게 심판 할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동지들이 정든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반문한다”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협력해야 할 터인데 흠집 내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경선과정에서 대학생 동원관련도 서로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국민의당이 경선과정에서 대학생을 동원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며 “국민의당이 차떼기 경선과 관련해 최소한의 반성도, 공당으로서 조금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우석대 학생들이 교수진의 강압에 의해 버스로 동원되고 식사 등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이 학생들에게 대한 어떠한 사과나 보호는 하지 않고 나몰라라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60대 이상 노인층을 잡아라=지난 4·12보궐선거 결과 민주당의 패인 요인은 노인층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인층은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아직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전북을 방문하는 것도 전북 다수당인 국민의당이라는 인식을 주고 노인층에게 반문 정서를 더욱 심어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전북에 남아있는 반문 정서에 바탕을 두고 '대세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당 도당은 안 후보의 전북지지율이 상승하고,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된 이후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추격하는 모습에 고무돼 있다.

더욱이 국회의원 7명이 되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한 표 확정성도 민주당보다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안 후보는 중도·보수층을 공략하고 있어 전북 표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총선에서 야권 심장부인 전북의 패배가 국민의당과 달리 활동에 제약이 되고 있다. 노인층을 잡아야 하는 것을 알지만 도내 국회의원 가운데 보건복지위 소속이 없다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김현미 의원 등 전북권 출신 국회의원들의 하방이 시작됐지만 국민의당의 굳건한 표를 흔들지 미지수다.

또 민주당 도당은 노인층을 잡기 위해 도당 차원에서 노인복지관 등을 돌며 노인의 목소리를 직접듣겠다는 복안을 밝히기도 했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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