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심이란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고 하겠다. 누군들 일확천금을 바라는 심리가 없을 것인가. 이 심리를 활용해 돈을 버는 게 사행산업이다. 사행산업은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기초로 서비스 혹은 물적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도박이다. 우리나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 정하는 사행산업으로는 경마와 경륜, 경정을 비롯해 전통 소싸움 경기, 체육진흥 투표권과 복권, 카지노 등이 있다.
  사행산업과 관련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우선 순기능도 없지 않다. 사람들은 사행산업을 통해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또 고용창출이나 세수 확대 그리고 낙후지역 개발 등의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대부분 국가들이 정부 감독 하에 사행산업을 은근히 밀어주는 게 상례다.
  반면에 역기능도 크다. 우선 한탕주의가 판을 치면 건전한 근로의식과 윤리의식이 옅어진다. 굳이 힘들여 일하지 않아도 한 방만 제대로 터뜨리면 팔자를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경제적으로도 생산적 산업은 사행산업에 밀려 위축되게 마련이다. 더 심각한 것은 사회적 비용이다. 도박은 중독자를 양산하는 것은 물론 가정을 파괴하고 심하면 범죄로 이어지고 만다.
  이 대목에서 정부 역할이 중요해진다. 세수 확대나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차원으로 접근하면 사행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도박을 통해 얻어지는 정부 수입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다면 사행산업을 장려할 일은 결코 아니다. 특히 사행산업으로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부유층이 아니라 서민층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 정부가 지난 16년간 사행산업에서 총 62조가 넘는 돈을 거둬들였다는 보도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62조5160억 원을 수입으로 잡았는데 산업별로는 경마가 1위, 복권과 카지노 순이었다고 한다. 연간 매출액도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20조 원을 훌쩍 넘겼다. 어마어마한 액수다. 정부는 그간 강원랜드 개장을 위시해 로또 발행, 경륜장 개장, 소싸움 개장 등 이 분야의 몸집을 키워왔다.
  전반적인 불황에도 사행산업은 호황을 누리는 게 현실이다. 그 덕에 정부도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서민들의 얇은 지갑을 터는 꼴이다. 크게 보면 남는 장사도 못 된다. 한 연구기관에 의하면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5조원이 넘는다고 하니 오히려 마이너스다. 우리 사회가 노름 권하는 사회로 가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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