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학관 조성 계획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산 출신 월북 작가 이근영에 대한 집중 조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근영을 지역문화 콘텐츠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사전 연구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해 나가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군산시는 근대문화도시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신흥동 34-5 일대 낡은 주택 두 채를 리모델링해서 2개의 문학관을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한 채는 채만식을 주인공으로 하는 ‘탁류문학관’으로, 또 한 채는 이근영을 포함한 향토작가 문학관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주택에 대한 안전진단 등 사용가능 여부에 대한 점검을 이달 말까지 마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사업 방향이 확정될 것이다”며 “이근영 등 향토문학관의 작가 선정은 근대문화도시조성사업 자문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것이며 그 시기는 아마도 연말쯤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된 이근영 문학관 조성과 관련 “이근영 문학관 조성은 근대문화도시조성사업 초기에 검토된 사안으로 현재는 작가 선정과 관련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학계에서는 이번 문학관 논란을 이근영을 소중한 지역 문화 콘텐츠로 수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최기우 작가는 “문학인으로서 문학관련 새로운 콘텐츠 만들어내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 방식이 문제다. 문학관 설립 보다는 이근영을 새롭게 연구하고 그 성과 안에서 군산과 전북과 관련 있는 콘텐츠를 캐내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접근 방법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이근영이 월북했다는 사실 때문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만약 월북이 문제가 된다면 친일도 같은 잣대로 다뤄져야 하는 게 맞다”며 “충북 보은군이 월북시인 오장환문학관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월북 사실을 떠나 이근영을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승화시키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보선 군산대 교수는 “월북 사실은 이근영문학관 설립 타당성과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이근영에 대한 연구나 자료가 부족한데 이름을 내건 문학관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며 “향토문학관이 들어선다면 다른 작가들과 함께 선정되는 수준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이근영=1910년 옥구 임피 출생. 1934년 보성전문학교 법학부 졸업. 1935년 <신가정>에 「금송아지」로 문단 데뷔.
‘리근영의 작품세계는 일제하의 농촌현실로부터 촉발된 세계를 거쳐 해방공간의 자주적 주체적 농민 삶을 통해 결국 북한의 사회주의 노선과 만난 농민문제의 소설적 형상화로 일관된다’<‘북한문학사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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