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의사결정이라는 말이 있다. 경영자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극심한 경쟁에 시달려야 한다. 그 과정서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게 바로 의사결정이다. 바람직한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대안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일인데 이것이 그리 쉽지 않다.

우선 불확실성 때문에 힘들다. 우리 사는 세상은 결정론적인 것이 아니라 확률론적이다. 그래서 절대적인 것이라고는 없다. 그러니 크고 작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늘 틀릴 위험성에 노출되게 마련이다. 또 친숙한 상황도 올바른 의사결정에 장애가 된다. 친숙한 상황이 오면 깊은 생각 없이 그냥 빠르게 결정하고 만다. 당연히 정확하지 않을 확률도 상당하다. 그리고 개인에 따른 편향 역시 장애요소다. 관성과 걸러내기, 낙천적 소망, 불확실성 과소 평가 등등 많은 요인들이 의사결정의 정확도를 떨어트린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따라서 많은 정보와 심사숙고가 따라야 한다. 경영자들은 의사결정 전에 많은 정보들을 수집한다. 보통 경영의 4가지 관리 기능을 계획화, 조직화, 지휘, 통제라고 하는데 이에는 막대한 양의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데 난제가 또 있다. 옳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워낙 격동하는 상황인지라 때맞춰 신속하게 용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실기를 하면 아무리 정확하고 합리적인 결정이라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그래서 앞서 언급했듯 충분한 정보와 심사숙고 과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처한다.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은 경영자들이 감당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혁신기업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빠른 의사결정은 70%만의 정보만 가진 상태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결정은 원하는 정보의 70% 정도로 이뤄진다. 90%가 되도록 기다린다면 아마도 늦어질 것이다”며 “뛰어나면서도 빠른 결정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 스타트업에게는 쉽고 큰 기업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34만 명에 이르는 직원을 거느린 거대기업이지만 마치 스타트업처럼 운영한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결정은 나중에 뒤집을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덧붙였다.

베조스의 의사결정 패턴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웅변한다.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이 아니더라도 작은 조직이나 개인도 의사결정 과정에 참고할 만하다. 너무 완전함을 추구하며 시간을 끌다 일을 망치는 수가 있다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기초로 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일은 그래서 결코 만만치 않은 과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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