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한지와 축제를 알리고자 마련한 ‘천년한지트리 및 한지빛숲 점등식’은 보여주기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관계자 50여명만이 참여했다. 축제를 홍보하기 위한 자리였음에도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한지 트리 및 등의 완성도와 지속성, 공간 조성 부문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는 25일 저녁 8시 30분 한국전통문화전당 문화마당에서 ‘제21회 전주한지문화축제 천년한지트리 및 한지빛 숲 점등식’을 열었다. 올해를 상징하는 2017개의 한지등으로 전당 곳곳을 밝혔으며 중심에는 10m 높이의 대형 한지트리가 자리했다. 예산은 대략 1천만 원이며 기간은 5월 21일까지 한 달 간이다.
  터널형식을 통해 행사 일부로 다뤄지던 등이 전면에 나선 건 ‘전주 한지, 온누리에 펼치다’라는 주제처럼 빛을 통해 사람들을 자연스레 이끌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는 전주 한지와 전주한지문화축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천 단위 예산이 투입된, 새롭고 야심찬 시도에 주요대상인 시민들은 없었다. 장소 특성상 지나치는 이들은 거의 없었고 조직위원, 집행위원, 해당 도 의원 등 축제 관계자 50여명만 모여 점등식을 치렀다.
  “처음이라 여러 군데 알리지 않고 조촐하게 진행했다. 끝나고 보니 좀많은 이들이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사무국 관계자의 발언은 홍보가 부족했음을 증명한다. 
  이는 한지등 설치 및 점등식 개최 취지에 반하며 축제 첫 선을 보이는 자리로도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축제 식구들 회포 풀라고 만든 자린가. 신경 써서 준비한 걸 많은 이들이 누리게 해야지 알리지도 않고 뭐하는 건가”면서 “이러니까 생색내고 만다, 내실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등과 트리 완성도도 거론됐다. 한지등 모양새가 허술하고 일률적인데다 이를 모은 한지트리 수준도 높지 않다는 것. 복수의 공예인들은 “등 모양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지만 접어서 내리는 형태 단 하나다. 예술적이지도, 재밌지도 않다”면서 “트리는 대가 너무 커서 등이 부족했던 거 같다. 듬성듬성 달려 속이 다 보인다. 불 켜질 땐 그렇다 쳐도 꺼지면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한지가 야외에서 얼마나 지속될 지도 물었다. 부직포를 배접한 한지라지만 긴 기간 동안 버텨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전당 측 바람개비 돌아가지 꽃 불 들어오지 등은 나무 속, 풀 속 여기저기 불규칙하게 걸려있지…조화롭지가 않다. 그냥 나열한 거 같다”고 말했다.
  모든 요소를 종합했을 때 보여주고 마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법하다. 공예인들은 “다각도의 적극적인 홍보를 벌이고 등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할 것. 앞으로의 활용방안도 고민했음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축제 관계자는 “등은 사무국 직원들이 직접 염색하고 박음질했고 전기선도 저렴하게 대여해 비용을 절감했다. 부직포한지를 여러 환경에서 시험해 본 결과 무리가 없을 걸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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