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손님이 없을 줄 알았으면 아이들이랑 가까운 놀이공원이라도 다녀왔을 텐데...”

전주 송천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44)씨는 요즘 연휴 때문에 울상이다.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한 전국 주요 관광지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연휴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얘기들이 박 씨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1일과 2일에는 평소보다 매출이 절반이상 줄었다. 잦은 연휴와 나들이 철이면 박 씨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어들까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5월 초 황금연휴 맞아 연휴특수를 노리던 도내 자영업자들에게 ‘특수 양극화’가 빚어지고 있다.
 한옥마을 등 도내 주요관광지에는 하루 평균 수 만 명의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지만, 전주시 주요 상권으로 분류되는 삼천동, 송천동, 평화동 일대 동네 골목상권은 평소보다 못한 매출로 업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일부 대형 마트, 관광지 인근 지방상권은 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릴지 모르지만, 다수의 동네 골목상권은 여기서 소외되기 때문이다.

 연휴가 이어지면 여행인파가 늘고 소비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내수경기가 활기를 띠게 된다. 지난해 5월 연휴 당시에도 정부가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나흘간의 연휴를 만들자 소비가 크게 진작됐다.

 하지만 사람이 떠나간 도심 지역 인근 상권 영세 상인들에겐 모두 남의 일이다. 효자동 신시가지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김 모(29) 씨도 마찬가지다. “황금연휴에도 해외여행대신 영업을 선택했지만,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괜히 나왔다는 억울한 심정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휴일기간에 장사를 할 것인지, 인건비와 전기세라도 줄여야 하는지 고민했다.

 평화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 모(56)씨도 “연휴라고 해서 음식점이 모두 대목은 아니다”며 “연휴가 길어서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평상시보다 손님이 적다”고 말했다.

 삼천동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 씨(47) 역시 “연휴기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가게문을 열 계획”이라며 “임대료가 무서워 가게를 열었지만, 연휴기간 매출이 오히려 줄어 이번 달에도 크게 손해를 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들 업주들은 대부분 비싼 건물임대료 때문에 하루라도 가게 문을 닫을 수 없고, 그렇다고 문을 열자니 종업원들의 인건비 부담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휴 중 어떤 날 손님이 많을지 알 수가 없고, 하루 쉬는 것은 고스란히 재정압박으로 돌아와 연휴기간에도 쉴 수 없다.

 황금연휴로 피해를 보는 도내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확실한 대안을 찾기는 어렵다.

 소상공인진흥공단 전주센터 관계자는 “황금연휴로 도내 자영업자들이 내수 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지만 긴 연휴 탓에 되레 음식점업들은 피해를 본다”며 “이들의 상황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