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전북과의 인연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번 대선 도전은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이 받은 표는 1460만표(48%). 패배한 대선 후보 중 역대 최다표를 받았지만 돌아온 것은 패배였다.
대선 패배 이후 문 대통령의 여정은 정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혹독한 시련에 들어서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패배 후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전북이 있기에 나는 다시 힘을 낸다”고 감사를 표했다.
당시 전북은 여야 대결구도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문 대통령에게 86.25%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후 전북을 방문할 때마다 “전북에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의 전북홀대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그래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탕평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도 했다.
지난달 18일 전주유세에서는 “호남에서도 소외가 되는 이중의 상실감과 아픔, 전북의 친구가 돼서 풀어가겠다”며 “인사차별·예산차별 바로잡겠다”고 했다.
지난 3월 전북공약 선포식에서도 “인사탕평, 일자리혁명으로 전북의 상실감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열린 전북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에서는 “전북을 광주·전남과 묶어 호남이라는 이름으로 판단하지 않고 별도 권역으로 생각하겠다”며 전북 독자권역 설정에도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동학농민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안도현 시인의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읽고 역사 의식을 새롭게 했다고 한다.
123년 전의 동학농민 혁명 당시 농민들이 들었던 횃불은 1000만 촛불이 돼 5·9 장미대선을 이끌어 냈다. 123년 전처럼 농기계를 들지 않더라도 촛불 하나하나에 민심이 담긴 것이다.
지난 2월 전북 방문 당시 “동학의 고장 전북에서 촛불을 더더욱 높이 들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학혁명을 이어받는 게 오늘의 촛불 혁명이라 생각한다”라며 “저도 나름 동학 정신을 잇고 있는 게 있다. 동학에선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하늘이다’라고 한다. 제가 지난 대선부터 내세웠던 게 ‘사람이 먼저다’이다. 똑같지 않은가”라고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전북 문인들과도 인연이 깊다. 평론가 이종민, 우석대 정동철 교수, 김용택 시인, 김병용 소설가, 박성우 시인, 안도현 시인 등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안도현 시인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이번 대선에서도 문재인 캠프 전북지역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문 후보의 측근 인사다.
안 시인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도 올랐으며, 2013년 7월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며 절필 선언을 했다. 현실을 타개할 능력이 없는 시, 나 하나도 감동시키지 못하는 시를 오래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이 괴롭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안 시인은 2012년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중 트위터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 도난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송사에 휘말렸다.
1심에서 일부 유죄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리고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안도현 시인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지 않았더라면 똑같은 글을 올렸어도 검찰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하고 “안 시인은 대한민국 최고의 국민시인이며, 대한민국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분이 서너분 계시다면 거기에 포함될 세계적인 시인”이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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