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와보니 취업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11일 오후 1시 ‘전북 열린 일자리 채용박람회’가 열린 전주대학교. 낮 기온 25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에도 심화된 취업난을 반영하듯 채용박람회가 진행된 전주대 희망홀은 구직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구직자들은 참여기업 모집 현황판을 꼼꼼히 살피면서 핸드폰을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검색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찾아온 구직자들로 마련된 이력서 작성대와 통로는 금세 비좁아졌다. 상담 부스에도 줄이 늘어섰지만 어떤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구직활동 힘든 세월에 비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송홍경(27·전주시 금암동)씨도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채용박람회를 찾았다. 공학도인 송씨는 기계, 설비, 설계 방면 직장을 희망했다. 대학 시절 1년 동안 공기업을 준비했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공부만 고집할 수 없었다.
송씨는 “공기업만 준비하느라 취업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는데 오늘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친구들이 취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든 것도 많았지만 올해는 반드시 직장을 구해 서울에 계신 부모님께 떳떳한 아들이고 싶다”고 희망했다.
특히 이날 채용박람회는 청년층은 물론 재기를 노리는 중장년층까지 몰렸다. 40여개 부스 가운데 전북노인일자리센터 구직상담소는 중장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기통신시설 유지·보수업을 22년 동안 해온 서봉식(62·전주시 평화동)씨도 제2의 도전을 노리는 구직자들 중 한 명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아직 많다”는 서씨의 눈빛은 어느 청년 못지않게 불타올랐다. 상담원의 질문에 “시켜만 준다면 청소, 경비, 주차관리 등 뭐든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정년퇴임했지만 아직 일할 수 있다”는 서씨의 답변에서 절실함이 묻어났다. “전문 직종 경력이 있어 원하는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서류를 등록하고 차후 연락하겠다”는 상담원의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서야 서씨의 굳은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한편 고용노동부 전주지청과 전북도, 전주시 3개 기관 공동으로 개최된 이날 채용박람회는 유망 중소기업은 물론 전북은행, 이스타항공 등 전북 대표 기업도 다수 참여해 구직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채용박람회에는 1000여명이 다녀가 319명이 현장면접을, 840명이 취업 컨설팅을 받았다. 또 사전매칭, 면접, 사후관리 등 3단계 과정을 거쳐 191명에 대한 채용도 이뤄질 예정이다.
/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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