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담아 손 편지 써 드릴 거예요.”

전주시 덕진구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서모(13)군은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께 손 편지를 써 드리려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카네이션을 드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올해부터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서군은 “전에는 반 친구들끼리 소정의 돈을 모아 선생님 선물을 사기도 하고 같이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며 “올해는 안 된다고 해 반 친구들과 함께 롤링페이퍼를 만들거나 개인적으로 손 편지를 써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영란법 이후 처음 맞는 스승의 날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학생 또는 부모가 개인적으로 교사들에게 선물이나 카네이션을 주는 것은 ‘위법’이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오면서 올해 스승의 날은 카네이션 없는 스승의 날이 된 것이다.

또 생화뿐만 아니라 작년까지는 허용 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판단했던 '종이꽃'도 허용되지 않아 일선 학교 학생들은 교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카네이션 대신 손 편지를 택하고 있다.

또 장기자랑을 준비하거나 학생과 교사간의 이야기 시간을 따로 갖는 등 교사와 학생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행사를 준비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3학년 두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 A씨는 “선물 고민 자체를 안 해도 되니까 물질적, 심적 부담이 사라졌다”며 “솔직히 학부모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선물 비용과 품목을 두고 눈치싸움을 해왔는데 이제는 안 해도 돼 속 편하다”고 말했다.

도내 한 학교에 근무 중인 30대 교사 B씨는 “거절할 일이 생기지 않아 좋다”며 “직접 쓴 손 편지도 받아보고 오히려 아이들과 더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와 화훼업계에서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데 카네이션 정도는 괜찮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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