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한국언론사협회 문화예술위원장)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 지도자가 선출됐다. 온 국민이 그토록 바라는 진정한 지도자로서 참다운 대통령을 뽑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과정을 거쳤다.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지나고 보면 출세한 지도자는 있었으나 성공한 대통령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성공할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강했다.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야기된 탄핵사태는 진정한 대통령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은감이 됐다. 여기에서 우리는 나라의 지도자만 탓할 일도 아니다. 과거 그런 지도자를 선택한 것도 바로 우리 국민들이었다.
새로운 지도체제 아래서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선진사회가 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려야 한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견인하여 ‘선진 대한민국’, ‘행복 대한국민’을 만들 위대한 지도자가 반듯이 되어야 한다. 세종의 적솔력(迪率力)과 같은 리더십을 보여줄 대통령 말이다. 적솔력은 지도자의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강조하는 말이다.
무엇보다 세종이 추구했던 국정기조 중에서 ‘생생지락(生生之樂)’ 곧 ‘백성을 즐겁게 하는 것’과 ‘여민가의(與民可矣)’ 곧 ‘백성과 함께 일을 이루는 것’, 그리고 ‘임현사능(任賢使能)’ 곧 ‘나라 일을 어진 사람에게 맡기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쓰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제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함께 한국사회에서 ‘성공’과 ‘출세’를 엄정하게 구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출세하는 것보다 성공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공정한 수평적 사회가 되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출세는 수직적인 보스십이나 헤드십을 구사하는 행태라면 성공은 수평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실행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을 입으로 말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다시 말해 생각으로는 리더십일지 모르지만 행동으로 보이는 것은 보스십이었다. 게리 맥킨토시는 리더는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근원을 파고 들어가면 결국 세상이 출세주의에 물들어 있어서다. 그 출세를 위해 한국사회는 몸살을 않는다. 출세주의는 사전적 의미로 ‘자기 개인의 출세만을 목적으로 하는 이기주의적인 사상이나 태도’를 일컫는다.
지난 압축 경제성장시대에는 오로지 앞만 보고 뛰었다. 그런 팽창 주도 시대에는 출세라는 것만이 가난에서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하지만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내다보는 지금 시대에서는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이 달라져야 한다. 지금껏 우리는 통상적으로 금력, 권력, 명예가 수반되는 출세라는 그 정상에 다다른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인생을 이루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국정농단으로 얼룩진 최근의 한국사회가 이를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그래서 출세보다 성공한 인생이 진정한 삶의 가치인 것이다. 물론 출세한 사람이 바로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보편적으로 출세라는 욕망은 인간의 가치체계를 수직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생각구조로 바뀌게 한다는 심리연구 결과도 있다.
대통령을 꿈꿨던 다양한 후보들이 각자의 정치적 노선과 철학과 그에 따른 정책방안들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때로는 상대방을 헐뜯는 비방도 모략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국민은 많은 후보들 중 한 사람에게 국권을 위임했다. 이제 대통령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분열과 대립된 국민정서를 통합하는 일이다. 후보로 뛰었던 경쟁자들을 껴안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촛불로 새 역사를 썼던 국민들은 간절히 원한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대통령은 출세가 아닌 진정으로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를. 나라의 지도자부터 성공의 가치를 실천하는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소수의 출세자보다 다수의 사람이 성공하는 국민성공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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