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술은 사람을 쓰는 법으로 인재를 알아보고, 활용하고 또 그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다. 자고로 사람을 쓸 줄 아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고 했다. 흔히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당연히 리더가 갖춰야 할 제일의 덕목이 바로 용인술이다. 용인술을 제대로 행하면 능력 있는 자가 윗자리에 서고 평범한 사람은 낮은 곳에 그리고 용렬한 자는 도태되게 된다.
  용인술의 요체는 인재 기용 때 인품이나 능력만을 따질 뿐 개인적인 좋고 나쁨이나, 가깝고 먼 것, 그리고 은혜와 원한을 따지지 않는 것이다. 물론 탁월한 안목이 전제돼야 가능한 일이다.
  동서양에 용인술의 대가들은 모두 뛰어난 지도자였다.
  우선 미국 링컨 대통령이 인구에 널리 회자된다. 그는 자기에게 악의를 품은 사람이나 비난하는 사람, 심지어는 정적까지 어떤 직위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거침없이 등용했다. 남북 전쟁 당시 그랜트 장군은 술주정꾼으로 비판의 대상이었지만 링컨은 그의 전략전술 능력을 높이 사 끝까지 감싸고 사령관 자리에 앉혔다. 결국 그는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주역이 됐다. 또 정적인 더글라스를 각 주에 전쟁의 승리를 역설하는 특사로 임용했고 윌리엄 시워 국회의원 역시 자신과 불편한 관계임에도 국무장관으로 등용해 큰 공로를 세우게 했다.
  중국에서는 삼국지 주역의 하나인 조조가 꼽힌다. 그는 사람을 잘 부리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의 휘하에는 천하의 모사와 맹장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능력만 보고 사람을 발탁한 때문이다. 손권이나 유비 역시 용인술에 밝아 각기 강국을 건설하고 천하의 패권을 다툴 수 있었다.
  얼마 전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격 용인술로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39세인 그는 선거캠프 외부 인물인 46세의 필리프를 총리로 지명했다. 필리프는 중도 우파로 중도좌파인 마크롱과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그런가 하면 비서실장에는 44세의 콜러를, 홍보 특보엔 30세의 에믈리앙을 각각 기용했다. 30-40대의 젊은 지도층이 구성된 것이다. 반면 외교보좌관에는 61세의 베테랑을 임명해 노련함을 보였다.
  나폴레옹 이후 가장 젊은 프랑스 지도자라는 마크롱은 취임 초 용인술에서 자신의 능력을 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그의 당선이 절대 우연이나 일시적 인기에 편승한 것이 아니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첫 내각이나 참모진 구성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성격을 규정하고 향후 정책의 가늠자가 된다. 앞으로 마크롱의 행보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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