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문재인정부에서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또 당선이 확정되자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는 나라,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말한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울 것에 반대할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마이클 샐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라고 올바른 배분을 정의 핵심으로 말했다.
정해진 규칙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고, 그 규칙이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수시로 바뀐다면 ‘게임의 규칙’이 불공정하게 적용되면서 반칙과 특권이 판칠 수 밖에 없다.
축구경기에서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하나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판이 아무리 공정한 판정을 한다 할지라도 기울어진 운동장 쪽에 들어선 선수에게 경쟁의 의미는 사실상 없다.
스포츠는 참가하는데 의의라도 있지만 지역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지역민의 삶과 직결돼 있다. 전북은 낙후와 소외, 차별의 대명사다. 여기에 호남속 광주전남과 비교해서도 전북은 예산과 인사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전북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들어선 선수들이다.
문 대통령이 운동장에서 아무리 공정한 판정을 해도 기울어진 전북선수들은 상대를 이길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스포츠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극명하게 들러나는 우리의 불편한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전북몫 챙기기를 약속했다. 또 광주전남으로부터 전북이 차별을 받아 전북을 독자권역으로 정해 예산과 인사 등을 직접 챙길 것이라고 했다. 전북도민들은 이런 문 대통령에게 전국에서 최고인 64.8%라는 득표율로 화답했다.
타 지역과 경쟁하기 위해 낙후로 신음하고 있는 전북에 집중적 예산지원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우선 바로잡는 정책이 필요하다. 도내 정치권 뿐 아니라 도내 지자체, 나아가 출향인사들까지 새 정부에게 경쟁에 앞서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로잡아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는 못살아도 가난만큼은 대를 잇지 못하도록 우리세대에서 단절시켜야 한다. 그 첫 단추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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