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지는 어떤 모습일까.

2017 전주한지문화축제 일환으로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진행 중인 미국 밀워키 한지작가 특별초청전 ‘새로운 한지:미국의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밀워키 예술대학 교수들과 아티스트 7명이 만든 한지작을 선보이는 자리인데 이들과 전주한지의 인연은 2012년 시작됐다. 군산 출생인 윤리나 교수와 함께 한지공예가 김혜미자 선생의 공방과 완주 대승한지마을을 찾았고 매년 한국을 방문했다. 느낀 바가 궁금했다.

마나(Marna) 교수는 “섬유공예를 하고 있는데 한지는 종이인데도 섬유처럼 작업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조형적인 활용도가 높다”고, 크리스티아나(Christiane) 교수는 “우리 관점에서 보면 종이(한지)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작품재료도 되고 벽지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한지’라는 이름은 생소하다. 윤리나 교수는 “중국, 일본 종이들은 쉽게 구할 수 있고 많이 사용하지만 한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japanese paper’라 불린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한지’라는 제목을 붙인 건 이 때문. 5년 동안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한지를 알렸다. 2015년 한국 김혜미자 선생과 전양배 씨를 미국으로 초청,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제시카(Jessica) 교수는 “한국에 와서 닥나무로 한지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곤 학교에 종이 만드는 시설을 뒀다”고 말했다. 첼시(Chelsea) 교수는 “미술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한지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고 학교에서 수업도 한다”고 언급했다.

작품은 어떨까. 김혜미자 선생이 “한지를 활용하는 방식이 전혀 달라 놀라웠다”고 말한 것처럼 색다른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윤리나 교수는 “한지의 역사나 정서는 모르지만 종이 자체에 담겨있는 것들이 있다. 작가들은 종이 성격을 존중하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어린이가 뭘 몰라서 굉장히 자유롭듯”이라고 말했다.

마나 교수도 “한국인들의 방식이 놀랍고 감동적이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할 수밖에 없다. 흉내 낼 순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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