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작지만 특정 농작물 생산의 전문가이자 가공·판매까지 경영개선을 통해 농업 부가가치를 크게 높이는 선도농업인들이 있다. '강소농'이라 불리우는 이들은 일반농가에 비해 노력대비 소득을 크게 향상시킴으로써 소규모 농업만으로도 농촌에서 성공적으로 영농생활을 영위한다. '강소농'은 기존의 농업 뿐만 아니라 가공, 디자인, 마케팅, IT, 수출활동까지 다양한 분야와 농업, 농촌, 농민을 결합해 융복합 창업을 선도한다. 때문에 '강소농'은 농촌의 영세농가 뿐만 아니라 자본과 경험이 미약한 귀농·귀촌자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약초농부

농업회사법인 천삼다초(주)를 운영하는 차원성(60) 대표는 자신을 '약초농부'로 규정한다.
차원성 대표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지난 1994년부터 '토종 먹거리'란 질문을 가지고 전국을 누볐다. 이 때 토종닭과 황토, 약초 등 34종의 토종을 찾아낸 바 있다.
특히, '황토'와 '적송'은 우리 주거와 먹거리에 크게 관여하는 물질로, 우리나라 '대표 토종'으로 규정했다.
이 때 주요 먹거리를 발견한 게 '토종무'다. 개량무가 아닌 강화 순무, 이천 게걸무, 무주 토종무 등의 활용도와 영양 성분, 효능 등을 연구했고, '토종무'를 전통 토종먹거리로 정의했다.
또 2005년부터 약 3년간 차 대표는 강원도 평창 등지에서 산삼 등 먹거리를 찾아 분류하기 시작했고, 2008년경부터 5년간은 경북 봉화군 등지에서 각종 약초와 산삼을 재배하며 건강기능식품을 제품화하기에 이른다.
이 때 개발한게 102가지 천연재료를 농축한 '천삼다초'이다.
하지만, 식약처의 102가지 물질 성분 분류와 기능성 확인 작업만도 수개월이 걸렸고, 제약회사에 납품하며 손해보기만 수차례.
도전의 역속 속에 실패가 누적돼 정신적·육체적 어려움을 겪었다.
2013년에는 우연히 무주군 설천면에서 '무주 토종무'를 발견하고는, "자연 속에서 묻혀 살아보자"는 생각에 농업회사법인 '천삼다초(주)'를 옮겨왔다.

◆토종무

차원성 대표는 '토종무'를 채소가 아닌 약초로 취급하고 있다.
화학비료나 농약 등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생산된 게 '무주 황금 토종무'다.
이렇게 생산된 토종무를 잘라 영하 18~20℃ 정도의 자연에 말리고, 얼렸다 녹이기를 30일 이상 진행하면, 비타민 D, C, 베타카로틴, 칼슘 등이 일반무에 비해 10~20배 많이 생성된다.
열풍기에 말려 끓여먹는 차와는 달리 자연건조한 '토종무차'는 끓이면 효능이 대부분 사라진다.
때문에 생수에 우려 먹는데, 차로 선보이자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농협 전주하나로클럽과 완주군 로컬푸드, 수도권 하나로클럽 등에서 토종무차의 반응 역시 좋다.
이에 차 대표는 이 '토종무차'를 무주군 특산품으로 재배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대표상품 9000 파워

차원성 대표가 농사지어 만들어낸 건강보조식품이 '9000 파워'이다.
'9000 파워'는 농식품부로부터 6차산업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을 받았다.
농식품부로부터 '농촌에 있는 기술 수준 이상'이라는 칭찬도 받았다.
그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9000 파워'에는 차 대표가 재배한 밀크씨슬, 몰로키아, 무주 토종무, 동안메수수, 도라지 등 5가지 약초가 사용된다.
여기에 천연찹쌀당을 첨가하고 유산균을 발효시켜 튜브 형태로 짜먹는 건강보조식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차 대표는 "102가지 약초가 포함된 '천삼다초'를 만들며 몸에 좋은 약초를 많이 포함한다고 무조건 좋을 수만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9000 파워의 5가지 약초만으로도 피로회복과 에너지 보충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야생 야초를 오랫동안 공부한 경험으로 알아낸 사실이다.
효능이 좋아 수천억원 시장으로 커지고 있는 '밀크씨슬'을 국내 처음으로 재배함으로써 수입을 대체하고 있고, 나머지 약초들도 지역 로컬푸드로 생산함으로써 지역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차 대표의 생각이다.
차 대표는 "토종 약초를 지역민과 함께 100% 지역에서 키우고 만들어야 로컬자연식품이 된다"면서 "이는 대기업이 따라할 수 없는 방식이어서 오히려 나와 마을사람들에게 장점이 되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약초 맛이 약간씩 달라지는 것 또한 로컬푸드만의 차별성으로 내세우는 차 대표다.

◆시골형 건강보조식품

차원성 대표에게는 시골에서 생산되는 많은 농산물이 건강보조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어차피 모든 먹거리가 인간의 건강을 보조하는 수단이다.
여기에 지역특산품을 생산·제조하면, 남들이 흉내내기 어렵다는 장점도 있다.
차 대표는 "일반적인 건강보조식품은 원료만 봐도 효능을 모두 알 수 있다"면서 "대기업이 만든 희석된 식품은 원액을 어떻게 사고, 어떻게 만들고, 어떤 효능이 있는지 모두 알기 때문에 그런 식품을 만들어 팔 수 없다는 양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대기업 제품은 유통 가격이 너무 높은데 반해 효능이 형편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식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자신감 역시 높아진다는 것.
차 대표는 토종무를 활용한 '무잼'이나 국수나 라면에 섞는 '토종무 분말제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글루텐 독소를 제거하는데 '무'가 효과적인데, 수요가 증가하면 지역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차 대표는 "강화 순무가 인기를 얻어 강화도 농민들에게 큰 도움을 준 것처럼 무주 토종무가 설천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차 대표는 마을 농업인들과 함께 상생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제품에 사용되는 약초를 재배하고 있다.
밀크씨슬, 무주 토종무, 동안메수수, 몰로키아, 도라지 등을 약청 제조에 사용하는데, 마을 농민들도 이를 많이 재배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이디어

자연건조 무주 토종무는 우려먹는 차로, 생수병에 넣어 음용된다. 그런데 그대로 마시면 무 찌꺼기가 입에 들어오게 된다. 이에 차 대표는 말린 토종무를 그믈캡슐에 넣어 생수병에 넣을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해 특허출원한 상태다.
캡슐 개발이 끝나면 오미자 등 생수에 우려먹을 수 있는 농산물 판매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차 대표는 우유성분이 0%인 '채소요거트'를 개발해 특허등록하기도 했다.
현대인이 필요한 채소를 갈아 유산균을 발생시킴으로써 타 제품과 차별성을 뒀다.
농사를 짓는 동안 연구를 계속한다면 소규모 농가라도 얼마든지 강한 농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에 타성에 젖은 농가들 역시 깨어나 새로운 시도에 나서야 한다는 게 차 대표의 주장이다.
다만, 소규모 농가들은 자금력이 약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 및 시제품 제작 등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함도 중요하다.
아울러 농부가 경쟁하기 어려운 유통 분야에서의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전하고 실패하라

차원성 대표는 귀농·귀촌 희망 후배들에게 "실패하라"고 조언했다.
도전하고, 또 실패하라는 것이다.
차 대표는 "겁먹지 말고 도전하라. 실패는 모두가 하는 것이다. 실패가 있기에 성공도 있다"면서 "한 30~40년 후 실패하기도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의 도전과 실패가 경험과 노하우로 변한 것처럼 모든 게 실패하고 성공한다는 것이다./황성조기자(전라북도농업기술원 취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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