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I가 재발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은 연말까지 평년대비 50% 가량 비싼 가격에 계란을 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AI 발생으로 산란계 매몰이 대량으로 이뤄지며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AI 방역 과정에서 제기됐던 계란산업 전반에 대한 문제점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AI 발생 이후 산란계 매몰 처분 마릿수 증가(약 2,562만마리, 전체의 36%)로 올해 설 명절에는 계란 부족 사태를 경험했으며,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이 최근까지 지속되며 소비자들이 국민단백질 공급원인 계란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한 때 한판에 1만원(30개) 달걀이 등장하고, 지난 부활절에는 계란이 떡으로 대체될 정도로 정상적인 계란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정부가 계란을 수입하고 있음에도 계란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농경연은 이 같은 추세가 AI가 재발하지 않더라도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란 산지가격이 강세일 경우 농가는 보통 산란용 닭에 대한 생산기간을 연장하는게 일반적이다.
산란계 주령 연장을 고려할 경우 9월 이후 산란계 마릿수는 평년의 90%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령을 최대 100주령까지 연장할 경우 6월의 6개월령 이상 산란용 사육마릿수는 4,366만마리로 평년의 89.5% 수준이며, 9월과 12월 산란용 사육마릿수는 각각 4,493만마리(평년비 90.1%), 4,852만마리(96.4%)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생산기간이 연장되면 산란 성계(노계) 비중 증가로 산란율이 저하될 뿐 아니라 계란 시세의 기준인 특란 생산비중이 저하돼 계란생산량은 감소한다.
이 때문에 산란용 닭의 생산기간을 연장해도 연말까지는 계란 산지가격이 평년보다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농경연은 2분기 계란 산지가격은 평년대비 58.0% 상승한 1,900~2,100원(특란 10개), 3분기에는 평년비 57.5% 상승한 1,850~2,050원, 4분기에는 45.4% 상승한 1,750~1,950원으로 전망했으며, 추석 명절에는 수요 증가로 일시적 가격 강세를 예상했다.
AI 발생에 따른 계란 가격 급등의 최종 여파는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된다.
이에 농경연은 AI 방역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계란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농경연은 ▲축사시설현대화를 통한 사육환경 개선 ▲차단방역 강화 ▲원종계와 종계에 대한 특별방역대책 강구 및 관리체계 개선 ▲계란 거래 투명성 확보 위한 GP(Grade Packing) 유통 활성화 ▲냉장유통체계 정착 방안 강구 등을 제시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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