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이 흘렀지만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었던, 존재만으로도 빛났던 그들을 우리는 선명하게 기억한다. 이종화 씨가 시집 <엄마의 노란 손수건>(신아출판사)을 펴낸 것도 그 때문이다.

전주시내버스 파업연대 시민단체팀장, 제주강정해군기지반대 참여를 거쳐 전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과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 운영위원을 맡는 등 불의에 항거하고자 길을 집 삼은 그.

2014년 세월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노란리본만 봐도 눈물이 쏟아지고 배만 봐도 살려달라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세월호 진상 규명 길거리 농성과 활동비 마련으로 밤낮을 마다하던 중 뇌출혈이 찾아왔다.

기적과 감사는 물론 생명의 의미를 깊숙이 받아들인 그는 잘못된 것에 분노하는 동시에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끌어안았고 시를 쓰기 이르렀다. 책은 세월호를 비롯해 평생 길 위에서 느꼈던 것들, 가족에 대한 것들로 꾸린다.

세월호의 경우 누구도 아닌 자신의 일로 받아들인다. 삶의 현장에 내몰린 부모가 수학여행을 보낸 아들, 딸과 영원한 이별을 맞이하는 회한을 충분히 이해해서다.

<세월호 희생 아이들의 엄마, 아빠의 가슴을 위한 연가>에서는 ‘금요일에 온다던 아이들의 모습이/햇살 속에서 울고 서 있는데/길은 어디에도 없었다/그래서 걷기로 하고 걸었는데/한 발 한 발 얻는 곳마다/떼를 지어 걷는 외로운 사람들/처음엔 혼자 걸었다/외로운 사람 하나/별이 된 아이들과 선생님과의 동행’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그 길에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 또한 동행하길 바라면서./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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