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인들이 사랑하는 소재 중 하나를 꼽으라면 ‘자연’일 거다. 산, 들, 나무는 자체만으로 조형성과 아름다움을 가질 뿐 아니라 스스로의 감정부터 고민거리, 타인에 대한 시선, 시대의식까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녹여낼 수 있어서다.

오랜 화력을 자랑하는 국승선 작가도 자연에서 출발한다.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14일까지 누벨백미술관에서 여는 개인전에서는 최근작인 선인장과 맨드라미 연작을 비롯해 여러 자연물을 의인화한다. 은은하지만 생동감 있는 색감과 움직임으로 사실을 직시하는 동시에 희망을 전하는 건 여전하다.

오래 전 페루 여행에서 보고 지난해 겨울 제주도 스케치 여행에서 구체화한 선인장은 건조한 환경 속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시형태 잎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자유로우면서 사람 혹은 손가락이 떠오르는 형태를 거쳐 절제와 장벽으로 무장한 현대인들로 가닿는다.

맨드라미의 경우 태양 아래 꼿꼿하게 피고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자태를 유지한다. 그의 끈기, 극복, 열정, 사랑은 구부릴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모양새로 울림을 전한다. 옥정호 근처 산 벚꽃과 섬진강가 나무도 자리한다.

15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45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사)한국전통문화예술협회 운영위원과 구상작가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온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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