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종료하고, 6월1일부터 평시 방역 체계로 전환한지 불과 하루 만에 AI 악몽이 되살아났다.
6일 전북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처음으로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제주시 애월읍의 토종닭 사육 농가에 대한 정밀 검사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데 이어 이날 익산에서 토종닭 21마리를 키우는 농가에서도 AI H5형이 검출됐다.
익산 토종닭 농장도 이번 AI 발원지로 의심받는 군산 오골계 농가로부터 토종닭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산 농장에서는 전주와 정읍을 비롯해 경남 양산 6농가, 제주 3농가, 충남서천 2농가, 경기파주, 부산기장, 경남진주 등에도 오골계를 공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AI는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주와 경기 파주, 경남 양산, 부산 기장군 등에서 AI 확진으로 나타났다.
이번 AI 전파의 진원지로 파악된 군산 서수면의 오골계 농장은 갑자기 폐사하는 오골계가 늘어나는데도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근본적으로는 허술한 방역 체계가 문제로 지적되지만 축산 농가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해당농가에서는 5월20일께부터 하루 20~30마리 이상의 이상폐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검역본부에 신고하지 않고 수의사에게 검진한 결과 ‘콕시듐증’이라는 기생충성 질병으로 오인, 결국 피해를 키웠다.
여기다 특별방역대책 기간에 입·출하된 가금류의 기록이 정확치 않고, 전화 예찰마저도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군산 농가에서 이상폐사가 진행된 5월20일 이후 기간은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도내 전 농가에 대한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강조되는 시점임에도 영세농가라는 이유만으로 확인이 안 된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5월15일 전화예찰을 했을 때는 이상이 없었고, 30일에는 통화가 안됐다”면서 “소규모 농가들에 대한 철저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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