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가 내년 전라도 정도(定道) 일천년을 맞아 광주 전라남도와 함께 천년 전라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을 재조명하면서 전라도 정신의 복원과 자존심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2018년은 고려 현종 9년 지방행정구역으로 전라도가 처음으로 설정되고 1000년이 되는 해다. 의미가 각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주에 설치된 전라감영은 현재의 광주 전라남북도는 물론 멀리 제주도까지 관할하는 지방행정의 중심이었다.
  전라도 천년의 지방행정은 물론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라도 백성들의 삶도 전주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생성되고 성쇠를 거듭하며 일천년을 이어왔다. 전라감영이야 말로  천년 전라도 정체성의 중추였고 본령이나 다름없었다.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전라도 정신이 집중적으로 분출된 게 바로 1592년 조.일전쟁(임진왜란) 때 전라도 방어전 대첩에서다. 조선 8도 전역이 일본 침공군에 유린됐으나 전라도만이 웅치.이치 대첩으로 전라감영을 지켰고 마침내 위기의 조선을 구했다.
  전라도 정신은 충무공 이순신의 약무호남(若無湖南) 시무국가(是無國家)로 집약된다. 호국 충절이 전라도의 정체성이고 전라도 정신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천년 전라도의 자존심이고 긍지라 할 전라감영이 조선왕조의 멸망과 함께 사라지고 일제에 의해 전라남북도 제주도로 3분할 돼 왜소해진 전라북도청이 자리 잡고 다시 100년이 흘렀다.
  전라북도가 전라도 천년 사업의 일환으로 전라감영의 복원에 나선 것은 그 때문에 역사적 의미가 적지 않다. 비록 옛 영광을 그대로 되찾아 재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전라감영 복원을 통해 전라도 정신과 자존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라북도는 전라감영 복원과 함께 웅치.이치 대첩지의 성역화도 추진 중에 있다. 전라감영의 전라도 방어전 승리는 이 방어전투의 대첩서 거둬진 전승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도 웅치.이치 대첩의 현장은 지금 그 어디에서도 전라도를 구하고 조선을 구한 대첩의 전모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전승을 지휘한 장군들의 개인 기념비서 흔적을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수많은 조.일전쟁 대첩지들 가운데 웅치.이치처럼 소홀한 곳은 드물다.
  전라감영 복원 못지않게 웅치.이치 성역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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