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와 소외의 대명사인 전라북도는 호남인 광주전남으로부터 예산과 인사 등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 내년이 전라도 1000년이다. 전주는 당시만 해도 광주전남 뿐 아니라 제주까지 관활했던 곳이다.
전북은 역대정권에서 영남 중심의 개발에서 밀려나 가난한 지역으로 전락했고, 지금까지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은 정치?경제등에서 광주전남에 예속되면서 역차별 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전북의 낙후와 소외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전북 정치권에 있다. 이제는 전북 몫 찾기로 낙후와 소외에서 벗어던지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도내 정치권도 구호는 다르지만 전북 몫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춘진 민주당 도당위원장, 김광수 국민의당 도당위원장, 정운천 바른정당 도당위원장에게 전북 몫 찾기 등을 물었다./편집자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승리요인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패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김춘진-도민들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도민들은 준비된 대통령을 원했고 확실한 정권교체를 원했다.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그에 적합한 후보였다. 이와 함께 지역의원들과 당원들의 하나 된 힘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두가 열심히 뛰었다. 그런 모습을 도민들이 잘 봐주신 것 같다. 표심에서도 잘 드러났다. 전북 득표율은 전국 최고로 집계됐다. 64.8%로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국 득표율(41.1%보)다 무려 23.7% 포인트 높았다.
김광수-먼저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통령 후보에게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도민들께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전북 소외를 극복하고 전북 발전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또한 전북이 정권의 변방에 머물지 말고 중심이 되는 전북시대를 열어가라고 하셨다. 계속해서 쇄신과 개혁을 통한 당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겠다.
정운천-보수정당 입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대선을 치렀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보수정권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생긴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바른정당의 경우 기존의 수구보수를 버리고 개혁적이고 깨끗한 보수를 추구하며 창당한지 100일여 만에 치룬 대선이라 더욱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막판 여러 악재들을 극복하고 220만 표라는 소중한 득표를 받을 수 있었다. 과거 야당들처럼 현 정부에 대한 국정운영에 발목잡기가 아닌 합리적인 대안 제시와 건전한 비판을 통해 제대로 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전북 몫 찾기를 말하고 있는 민주당이나 전북퍼스트를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당 그리고 바른정당의 전북발전에 대한 생각은 큰 틀에서 갔다고 본다. 국민의당의 전북퍼스트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김춘진-우리당은 전북독자권역을 주장했다. 철저하게 전북에 기초하고 전북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북 정치권과 유권자의 당연한 몫이다. 그렇다고 호남의 분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북과 광주, 전남을 별도로 보는 것은 호남의 파이를 키우고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인사탕평 및 국가예산확보, 전북지역 공약 이행 등이다.
김광수-지난 보수 정권 10여 년 동안 호남은 차별과 소외의 땅이었다. 인사는 물론 정책과 예산에서 소외를 받아 지역 발전의 그림을 그리기 어려웠다. 젊은이들이 먹고살기 위해 떠나서 돌아올 줄 모르는 그런 땅이었다. 전북지역은 호남으로 묶여 호남 내에서도 차별을 더 받아왔다. 국민의당은 큰 틀에서 수도권과 호남, 영남과 호남의 차별을 극복하면서, 그 안에서 전북이 호남의 종속 변수가 아닌 별도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
정운천-지난 1월부터 전라북도 최초로 14개 지자체 예산실무자들을 불러 모아 실제 도민들에게 실효성 있는 예산확보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실무진들과 국회가 체계적으로 소통하여 전북의 제 몫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중이다. 그리고 전북 몫 찾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여?야가 전북 발전만을 바라보고 협치를 해간다면 작년과 같이 전북 예산을 증액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2년 연속 예결위원으로 선임됐다. 협치와 공조만이 전북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이 전라도 1000년이다. 전북이 다시 호남의 맹주로 떠오르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상징적으로 전라감영이 복원되고 있지만 도민의 마음과 행동이 변하기 위해선 무엇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나.
김춘진-도민들이 가져야할 건 자긍심 아니겠는가. 1000년 역사는 쉽게 이룰수 없다. 새 시대를 연 것이다. 어느 지역보다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줘야만 한다. 우리 스스로 오늘보다 더 나은 새로운 내일과 전북위상을 꿈꿔야 한다.
김광수-현재 광역자치단체 중 개도 1000년을 앞둔 곳은 전라도가 유일하다. 경상도가 전라도보다 약 300년 늦은 1314년이고, 이어 충청도 1356년, 강원도 1395년순입니다.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전라도다. 그럼에도 전라도는 역사적으로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현·근대사에서도 푸대접과 차별, 소외를 받아왔다. 전라도의 중심지는 전북이었다는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 전라도 1000년을 전북이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오직 ‘전북발전’만 바라보고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정운천-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북과 전주는 그야말로 호남 역사의 중심이었다. 호남제일문과 전라감영만 보아도 알 수 있듯, 광주와 전남뿐만 아니라 제주까지 호령했다.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역사를 지녔음에도 전북은 홀대받는 지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동안 전북은 일당이 독식했고 늘 민주당만 있었다. 이제 도민들도 마음을 열고 골고루 표를 주기 시작했고 3당이 함께 공존하는 전북을 만들어 주셨다. 3당의 협치를 통해 전북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도민들이 피부로 느낀다면 과거처럼 일당이 독주하는 전북을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북이 광주전남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힘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정치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우선순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춘진-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도 도내에서 나름의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전북 힘을 한곳으로 결집시킬 정치력이 필요하다. 정치권 모두가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도의 발전을 위해 끝없이 중앙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9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내세운 공약은 그 어느 때보다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가 전북 발전을 위한 양자 혹은 다자의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 내 지역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가 전북도 앞에 놓여 있다. 미래를 호남이 아닌 전북도 세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김광수-2016년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 활동 당시를 살펴보면, 기재부에 전북 인맥이 전무할 정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당시 기재부 예산실장을 비롯한 국장급 이상 6명 중 1명만이 호남 그것도 광주 출신, 빈약한 기재부 전북인맥으로 예산 증액의 한계를 느낀 바 있다. ‘돈자루’를 쥐고 있는 기재부 공무원들이 전북지역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벌어지는 측면이 일정부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 전북의 현안을 제대로 알고 있는 전북 인사를 등용해 인사차별·지역 소외 등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가 최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정운천-광주전남에서 벗어나 낙후된 전북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독자 권역을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전북의 4대 정책을 가지고 있다. ‘새만금개발사업’,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기금운용본부 이전 및 제3의 금융 중심지 조성’, ‘탄소산업단지 조성 및 활성’에 대해 제대로 챙길 수 있다면 그동안 소외받던 전북이 중심이 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도시 시즌2를 약속했다.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기업의 경우, 대부분 지역인재 선발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지역과 소통조차 꺼리고 있다.
김춘진-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지난 5일 정부가 내놓은 11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역대 추경이 유가 급등, 글로벌 금융위기, 메르스 등 대외 변수를 이유로 편성됐던 것과 달리 실업률, 특히 지역인재채용 30%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공기관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 혁신도시 공기관과 도내 대학 등 산학연 연계한 전북비전을 제시한 기구구성도 만들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김광수-기초의원, 광역의원을 거친 전국 최초의 국회의원으로서 지난 제 정치활동의 소중한 경험과 자산을 ‘지역인재 35% 의무채용법’으로 불리우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담아 제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지역인재 채용의무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지역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가 기대된다. 전북발전을 위해 이달 중으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을 계기 삼아 ‘연기금전문대학원’을 설립하여 우수한 인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정운천-혁신도시는 참여정부가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고급 전문인력 확보, 외부 고객의 방문 등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은 줬지만, 지역민들에게 와 닿을만한 실효성 있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순히 공공기관의 이전만으로 진정한 지역의 혁신을 불러올 수 없다. 보다 실제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며, 공공기관의 성과위주 경영평가 중심에서 지역균형발전이 포함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하루빨리 지역민들에게 직접 지난 정책의 과오를 설명하고 지역인재 선발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은 중요한 선거다. 각 당의 전략은 무엇인가.
김춘진-대선에서의 지역민들의 지지를 지방선거까지 이어야 될 과제가 남았다. 이번 대선에서 지역 조직을 탄탄히 다졌다. 집권 여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국정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당의 뿌리인 조직을 다시 한번 정비해야 한다. 당원교육 등을 통해 본격적인 전열을 가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김광수-국민의당의 지방선거 승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전북발전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뽑혀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지방의원들을 줄세우려는 구태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저는 지난 총선에서 ‘지방의원 100% 주민공천제‘ 실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처럼 주민들에게 모든 공천권을 돌려주자는 취지의 ‘상향식주민공천제’를 통해 공천 과정에서 소수 권력자나 계파의 영향력 전혀 미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악의적인 계파정치’를 끝내려고 한다.
정운천-아쉽게도 현실은 아직까지 보수정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찾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4당체제 하에서 어느 한 정당이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기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이 정책 연대와 협치를 통해 서로 가까워진다면 연합공천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 바른정당의 경우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고 있으며 다른 정당과도 정책적 연대가 자유로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 상황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며 그에 따른 전략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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