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식생활의 필수 양념채소로 자리잡고 있는 건고추의 국내산 시장이 지속적인 수입산 증가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고추농사 기계화 및 품질 관리 등 건고추산업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촌경제동향'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건고추 재배면적은 3만2,179ha로 2000년대비 57% 감소했으며, 생산량도 8만5,453톤으로 2000년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국내 건고추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건고추 생산액은 2015년 8,806억원으로 마늘(3,920억원), 양파(4,120억원)보다 약 2배 많을 정도로 여전히 국민 식생활에 필수적인 양념채소이며, 정부도 배추, 무, 마늘, 양파 등과 함께 주요 품목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건고추 실질생산액은 7,425억원으로, 2000년대비 49% 감소했다.
더욱이 국내 건고추 생산량이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5.1%씩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역시 약세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1년 생산량이 7만7,000톤에 그치면서 도매가격이 1만3,840원/600g까지 상승한 때가 있었으나, 2012~2013년 생산량 증가로 국내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외식업체 등 대량수요처의 수요가 수입산으로 전환되면서 국내산 수요가 감소하자, 국내산 이월 재고량 증가, 건고추 가격의 지속적인 약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더욱이 수입산 고추류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저율관세 품목(냉동고추 등) 위주로 크게 증가하면서 수입산 건고추(냉동)의 국내 판매가격이 600g당 4,470원(국내산의 60%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산 건고추의 소비량도 연평균 5.1%씩 감소하고, 자급률 역시 하락하는 등 고추산업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고추 주요 주산지인 전북지역도 고추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력 고령화로 어려운 고추농사에 일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부족일손을 구하려 해도 인건비는 비싼 반면 고추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에 고추 수확철이면 도내 곳곳에서 고추가 달린채로 가지가 모두 잘려있는 밭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농경연은 "건고추 재배규모 확대와 수확기계 도입을 위해 밭 기반 정비로 기계화 작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재배품종 단순화로 대량수요처 선호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도매유통 고춧가루 품질 관리, 수입산 허위표시 단속 강화 등 국내산 건고추산업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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