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농촌 시군들은 건강에 좋은 매실수를 심어 추가 농업소득을 올리라고 농가들을 독려했다. 현재 매실은 초과 공급 상태이고, 가격은 폭락해 농가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대신 매실청 주재료로 사용되는 설탕의 제조사만 돈을 벌었다는 소리가 있다. 전북지역 복분자, 오디가 그랬고, 오미자, 블루베리가 가격 폭락 사태를 맞고 있다. 농가들은 도대체 어떤 작목으로 다시 갈아타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 및 농업 통계를 생산하는 기관 중 농민들에게 인기 품목인 해당 생산물들의 정확한 통계를 갖춘 곳은 없다.
여기에 관측 정보마저도 서로 오차가 크고, 데이터가 너무 기초적이며, 세밀하지도 못하다.
때문에 최소한 농산물의 효율적인 수급안정을 위해서라도 농업통계와 관측정보를 생산하는 기관간의 정보공유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농산물 수급예측과 밀접한 자료를 생산하는 정부 민간 기관은 약 7곳, 수급 예측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데이터는 16가지 정도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도매시장 가격·반입량,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소비지 유통량 및 산지 생산량, 농촌진흥청의 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와 기상정보, 산지생산유통조직의 자체 계약·수매·저장 현황,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가격 및 생산량 예측 자료, 통계청의 생산 면적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소매정보, 농협의 하나로마트 소매가격·물량 데이터 등이다. 이들 7개 기관에서 생산한 데이터는 수입량 결정이나 수매·비축 등 정부 수급조절 결정에서 주요 참고자료가 된다.
그런데 이들 기관마다 자료를 제한적으로 공개할 뿐만 아니라 단기 가격전망이나 도소매가격 등 단순 데이터만 제공하고 있어 정확도 높은 수급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중복되는 정보도 많은데다, 기관마다 데이터 오차범위가 커 수급조절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물론,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결정하는데 혼란만 주고 있다는 것이다.
농가들은 농사 실패를 거듭하자 이제는 모든 데이터를 믿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포전거래상들의 말을 신뢰하면서 또 다시 유통상들에게 거래가격 결정권을 넘겨줬다.
기관별 수급 관련 정보 통합 및 농업정보 및 관측시스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농업분야 빅데이터를 공개해 농가 불신을 잠재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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