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 법무대학원 중국법학과 교수인 강효백이 <꽃은 다 함께 피지 않는다>(온하루출판사)를 펴냈다.
  책 제목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저자 스스로의 물음이자 답이다. 저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을 비판적 눈으로 보려 늘 노력한다. 깊은 그 시선은 사유에 그치지 않고 언행으로 곧잘 드러난다. 지난해부터는 페이스북을 통해 부도덕한 국가에 통렬하고 격앙된 목소리를 많이 쏟아냈다. 저자의 이성은 불의한 사회와 부조리한 인간에게만큼은 언사의 관용도 베풀지 않는다. 이 책이 탄생한 배경이다.
  꽃은 다 함께 피지 않는다. 짧은 문구지만 다채로운 해석의 여지가 존재한다. 얼핏 냉소적으로 들리겠지만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꽃은 언젠가 피어난다는 현실을 담아냈으니까. 저자는 또한 꽃이 다 함께 피지 않는 것이 한날한시에 꽃이 피어남보다 낫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러한 이유로 때때로 묵직한 어휘들로 치장된 그의 글이 깊고 어두운 시대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생명수처럼 흐른다. 반백년 우리나라 현대사를 예리하게 벼리고 벼려내 미래를 설파하는 아포리즘이 태어난 것이다.
  ‘꽃은 다 함께 피지 않는다.’는 서사 없이 장편소설보다 더한 거대 담론을 담아냈다. 아포리즘과 시의 경계선에 서 있는 저자의 한줄 철학이 우리 이성과 마음을 명쾌하게 꿰뚫는다.
  강효백은 주 타이완 대표부, 주 상하이 총영사관, 주 중국대사관 외교관을 역임하고 베이징대학, 중국인민대학에서 강의하며 25년 동안 중국을 체험했다.
  <중국의 슈퍼리치>, <차이니즈 나이트1, 2> 등 십여 권을 저술하고 중국 관련 논문과 칼럼 200여 편을 썼다. 1985년 샘터 시조상을 수상했고, 제1회 공무원문예대전 행정자치부장관상을 받았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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