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개관 15주년을 맞아 전주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시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15일부터 9월 17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주정신 특별전 ‘꽃심의 도시, 전주’와 15일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지하 1층 녹두관에서 이뤄지는 전주학 학술대회 ‘고려시대의 전주’.

전시는 전주시가 2016년 6월 9일 전주시민의 날 선포한 전주정신 ‘꽃심’에서 비롯됐다. 최명희 선생이 소설 <혼불>에서 당신의 고향 전주를 ‘세월이 가도 결코 버릴 수 없는 꿈의 꽃심을 지닌 땅’이라 표현했고 전주시는 꽃심을 전주정신으로 택했다.

선포 1주년을 기념해 전주시와 함께 마련한 전시에서는 꽃의 심, 꽃의 힘, 꽃의 마음을 가리키는 꽃심과 이를 만든 4대 정신 대동, 풍류, 올곧음, 창신의 의미를 설명하고 역사적 근거를 보여주는 60여점의 유물을 소개한다.

먼저 ‘대동’은 넉넉한 심성으로 타자를 배려하고 포용하며 더불어 사는 상생의 정신이고 동학의 인내천 사상, 압박 속에서도 꽃피운 천주교와 개신교, 전주음식을 대표하는 비빔밥, 서로 마주한 경기전과 전동성당으로 드러난다.

‘풍류’는 문화예술을 아끼고 즐기며 운치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로 판소리, 서화, 완판본, 한지, 음식 등 예향답게 문화 전반에 스며있다. ‘올곧음’은 의로움과 바름을 지키고 추구하는 것이다. 전란 속 태조어진을 지키고 조선왕조실록을 유일하게 보존하며 선자장과 지장 등 장인문화가 크게 발전한 데서 알 수 있다.

‘창신’은 전통을 토대로 새로움을 창출하는 법고창신의 정신. 중심에는 전통문화가 깃든 한편 아시아 3대 명소로 선정되고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이 오가는 한옥마을이 있다. 이 4개의 정신이 전주의 대표정신이며 전주를 꽃심의 도시로 만든 힘이고 원동력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꽃심’ 글씨가 자리한다. 국립무형유산원 김정남 과장이 쓴 글씨는 전주정신 사람들이 심지를 굳건히 해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꽃심의 세계로 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불어 옛 전주와 전주사람들의 모습이 기록된 <신증동국여지승람>,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듯 힘찬 용이 새겨진 경기전 운용문 암막새, 완판본, 부채, 서화를 만날 수 있다.

전주 것은 아니지만 임진왜란 때 전주사고본 실록을 내장산에 수호하면서 쓴 일지 <임계기사> 원본과 일제강점기 전주한지를 전국에 유통하면서 기록해 놓은 한지 유통 장부도 공개한다. 한지 거래 대장은 전주한지의 역사를 담은 매우 귀한 자료로 작년에 박물관에서 구입했다.

한편 학술대회에서는 연구가 미진한 부문들을 우선적으로 규명키로 했으며 첫걸음으로 고려시대 전주목의 역사와 문화에 주목한다. 5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을 통해 고려시대 전라도를 순찰하는 안찰사영이 이미 전주에 설치돼 있었음을 전하고, 최근 전라감영에서 출토된 전주목 명문와를 소개한다.

이동희 관장은 “어느덧 15주년을 맞아 우리 도시의 정신을 바로 알고 공유함으로써 스스로를 찾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술대회의 경우 고려시대 전주를 큰 틀에서 다룬 다음 세분화해 살필 것”이라며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내년 전라도 정도(定道) 일천년을 맞아 전주 천 년을 시대별로 돌아볼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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