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은 한반도 기후에 맞게 우리 조상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완성한 난방 방식이다. 아궁이에서 불을 때 불기가 방밑을 지나 방바닥 전체를 따뜻하게 한 다음 굴뚝으로 빠져나가도록 만들었다. 열의 전도와 복사, 대류라는 과학적 원리를 최대한 활용했다. 온돌은 중국이나 몽골 등에서도 발견되나 우리와는 확연히 달라 역시 한반도가 원조라고 해도 무방하다.

온돌의 역사는 아주 오래다. 멀리 선사시대 옥저에서부터 유래를 찾기도 하지만 대개 고구려 때를 그 시원으로 삼는다. 중국 사서 구당서에 보면 “고구려에서는 겨울철에는 모두 긴 구덩이를 만들어 밑에 불을 때 따뜻하게 한다”는 언급이 보인다. 물론 지금의 온돌방식과는 다른 쪽구들 즉 방의 한 부분만 온기를 주는 방식이다. 이후 고려와 조선조 초기 북쪽 지방에서부터 온돌이 서서히 보급되다가 17세기를 전후해 온 나라로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이 땅에 정착하면서 온돌은 꾸준히 발전했다. 그 결과 온돌은 많은 장점을 가진 난방방식이 됐다. 우선 열효율이 좋다. 연료를 많이 쓰지 않고도 방을 덥힐 수 있다. 또 시설이 경제적이며 고장이 없고 자주 손을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런가 하면 재료가 자연에서 온 것들이어서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건강에도 좋다. 바닥은 따듯하고 위는 서늘한 덕에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두한족열이라는 건강 원리에도 들어맞는다. 그래서 조상들은 속이 좋지 않거나 감기 몸살에 걸렸을 때 절절 끓는 온돌 아랫목에 누워 몸을 건사하고는 했다.

이 온돌의 우수성 때문에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유럽이나 북미 등지에서는 온돌 방식을 나름대로 응용해 난방을 한다고 한다. 그 기술이 오히려 우리나라에 역수입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며칠 전 열린 과학기술 전통문화 융합연구 포럼에서 우리나라가 온돌을 비롯해 전통문화의 발전을 주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예로 세계적 온돌 자재 기업이 핀란드 우포너라는 사실이 제시됐다. 온돌에 쓰이는 플라스틱 배관 시장 규모만 3조1000억 원 규모라고 한다. 포럼 참석자들은 고유 전통 주거양식인 온돌의 발전을 한국이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한국이 전통문화 부가가치를 높여 세계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은 백번 맞는 이야기다. 우리 민족과 역사를 함께 해온 전통문화 중 경제적 가치가 높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과학기술의 힘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 더 많은 연구과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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