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재단이 마련한 11시 국악공연 ‘소리꽃심’이 순항 중이다.

한옥마을 외곽에서 애매한 시간대에 열리는 공연을 50여회 이어간다는 무모한(?) 도전이 참신하고 뜻깊게 다가왔을 뿐 아니라, 전주 소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다.

‘소리꽃심’이 4월, 5월, 6월, 9월, 10월 5개월 간 매주 화, 수, 목 오전 11시 전주한벽문화관 한벽극장에서 열리고 있다. 전북도의 ‘2017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선정, 공연장인 한벽문화관 한벽극장과 상주단체인 문화포럼 나니레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상주단체 지원사업 성격상 창작초연작 제작, 우수레퍼토리 공연,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소화하면 되지만 상설공연으로 확장했다. 관광명소에 자리함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한벽문화관과 한벽극장을 활성화하는 한편,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전주만의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다과만 없을 뿐 오전에 개최하는 편안한 콘서트란 점에서 ‘브런치 콘서트’ 형식을 띠는 건 저녁 시간 관람이 어려운 세대들을 배려한 것이다. 공연 중심에는 전주 소리가 자리한다.

판소리를 비롯해 가야금, 대금, 장구, 피아노가 빚어내는 전통음악은 전주가 국악의 고장이며 전주에 오면 소리 한 자락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재치 있는 입담과 친절한 해설, 동서양 음악의 결합, 관객의 참여유도는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국악에의 집중을 돕는다.

고액이 투입된 창작초연극을 제작했으나 완성도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여느 상설공연들과 달리, 비용 대비 효과가 큰 갈라 형식을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새롭고 의미 있는 만큼 위험했던 시도는 적절하고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으로 결실을 이뤘다. 주요관객층으로 주니어와 시니어를 설정, 공연을 성인용과 어린이용으로 분리하고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한 결과 지난주까지 약 2,100명이 관람했으며 2,000여명이 예약한 상황이다.

반면 주제로 내건 ‘소리꽃심’은 느끼기 어려웠다. 소리를 매개로 전주정신인 ‘꽃심’을 드러내고자 꽃심의 원동력인 올곧음, 대동, 풍류, 창신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하지만 관람객 대부분이 ‘꽃심’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이라 인식되지 못했다. 주제곡을 만들거나 꽃심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단과 공연단체 관계자는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다. 공연을 쉬는 7 8월에는 레퍼토리를 좀 더 준비해서 돌아올 것”이라며 “9월 초 나니레의 창작초연작도 공개하고 한벽문화관 협력 전통공연예술단체도 선정하면 전통공연장으로서 한벽극장이 많이 알려질 것”이라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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